▲ 사진=지성종 기자
[개근질닷컴=수원] 괴테는 “무언가 큰일을 성취하려고 한다면 나이를 먹어도 청년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가슴 속에 열정을 담은 자가 목표를 이룬다는 의미다.
여기 청년보다 더 뜨거운 열의를 가진 보디빌더들이 있다. 이미 지천명도 넘긴 이들은 젊은이보다 2, 3배 혹은 수십 배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꾸준히 자신을 단련해왔다. 그 결과 지난 18일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2021 SBS sports 미스터&미즈코리아'에서 마스터즈 종목 체급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수상 후 마스터즈 보디빌딩 50~59세급 우승 이종호(경북 안동시체육회)와 60세 이상급 우승자 신일동(군위군보디빌딩협회)을 만나봤다.
50~59세급 우승, 이종호 “저는 끝까지 운동선수입니다”
▲ 사진=지성종 기자
내년이면 만 50세가 되는 이종호는 지난 2021 Mr. YMCA에서 마스터즈 체급 2위를 기록한데 이어 미스터코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개근질닷컴이 만난 이종호는 우승의 기쁨도 잠시 운동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소신을 드러냈다. 70세가 되어도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그의 눈빛은 노익장이 아닌 꿈을 좇는 청년과도 같았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올해 Mr. YMCA 마스터즈 체급 2등을 하고, 미스터코리아 드디어 1등 해냈습니다. 50세 보디빌더 경북 안동시 체육회 소속 이종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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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대회에서 체급 우승을 차지했는데,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일단 가족의 힘이 가장 컸습니다. 아들과 딸이 있는데, 특히 딸의 응원이 매우 컸습니다. 얼마 전 딸이 서울의료원도 합격하고, 저 역시 그토록 바라던 1위도 하고 이래저래 경사가 겹친 것 같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선수가 뼈와 살을 깎는 고통 속에 훈련하고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유산소 운동이었습니다. 웨이트만 할 수도 있지만, 체지방을 빼기 위해서 유산소를 엄청나게 많이 해야 합니다. 아침에 1시간 반, 저녁에 1시간 반. 하루에 3시간씩 유산소 운동을 했어요. 이후 1시간 반 웨이트를 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하루 총 4시간 반씩 운동을 한 결과물입니다. 그게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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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예전부터 계속 운동을 해왔는지 아니면 본업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경북 안동시 체육회 선수이자 대구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전부터 저는 쭉 운동만 해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저는 끝까지 운동선수입니다.
멋지네요!
저는 앞으로 한 70세까지 대회에 계속 출전할 계획입니다. 내년도, 후년도 항상 준비된 자세로 하루 세 시간에서 다섯 시간 이상의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을 겁니다.
오늘 무대에서 가장 자신 있던 부위는 어디였을까요?
대회 포즈에서도 하체가 중요하지만, 사람 건강에서 허벅지가 가장 중요한 부위라고 생각합니다. 평상시에 주 3회 하체를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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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가 끝났는데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그동안 너무 먹고 싶었는데 참고 안 먹었던 탄산음료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어요. 잠깐이지만 대회 끝나고는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쉬었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죠. 또 열심히 몸에 안 좋은 거 안 먹고, 몸에 좋은 음식만 먹어서 내년에도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열심히 훈련할 것입니다.
감사 인사 전달하고 싶은 분이 있나요?
주변에 헬스 동호인들도 많이 응원해 주셨고, 또 저를 아는 모든 사람이 응원과 기도를 해줬습니다. 그 결과물이 오늘 미스터코리아 우승인 것 같아요. 내년에도 후년에도 열심히 훈련해서 또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60세 이상급 우승, 신일동 “Mr.YMCA 3연패, 미스터코리아 2연패 달성하고 싶어”
▲ 사진=지성종 기자
신일동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021 Mr. YMCA에 이어 미스터코리아에서도 연이어 우승을 차지한 것. 게다가 대회 때마다 직접 탄을 발라줄 만큼 각별한 딸이 대회 일주일 전 시집을 가는 등 겹경사를 맞이하기도 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일동입니다. 올해 미스터YMCA와 미스터코리아 우승을 했습니다.
국내 최고 대회에서 체급 우승을 차지했는데, 소감 한 말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런 자리 마련해 주신 대한보디빌딩협회, SBS, 또 개근질닷컴에도 감사드립니다. 운동하면서 직장을 다니고 있어요. 최근에는 사업 준비도 하고 있는데, 주위에 도움 주신 많은 분이 있습니다. 그분들께 다 감사드려요.
▲ 사진=지성종 기자
본업이 선수가 아니시군요! 대회에 출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네. 현재는 하수처리 관련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회는 계속 출전해왔어요. 1년에 한두 번 규모가 작은 대회를 꾸준히 출전하면서 생활 속에서 운동을 해왔습니다. 이제 나이도 있고. 큰 대회 위주로 출전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서 작년부터 미스터YMCA와 미스터코리아 대회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작년 성적은 어땠나요?
작년 미스터 YMCA에서 우승을 했고, 미스터코리아때는 3위를 했습니다.
운동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운동한 지는 오래됐습니다. 20대 때부터 쭉 해왔어요. 20대 후반에는 체육관 경영도 한 적도 있습니다. 취미보다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운동을 했어요. 중간에 30~40대 때는 공백 기간이 있었죠.
▲ 사진=지성종 기자
이번 대회 준비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준비는 한 3개월 정도 했습니다. 고구마, 닭가슴살, 야채, 과일 위주의 식단이 가장 곤욕이었죠.
또 얼마 전 12일에 딸 결혼식이었습니다. 4일에 YMCA에 출전하고, 연달아 미스터코리아까지 준비하고 있어서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는 상황이었죠. 혼주석에 앉기가 부끄러울 정도의 몰골이었습니다.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는데. 딸이 이해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오늘도 따님 응원받으셨나요?
네. 딸이 평소에도 많이 응원해줍니다. 대회 때마다 항상 따라와서 직접 탄도 발라주고, 이래저래 많이 도와줍니다. 아빠를 이해도 많이 해주고요. 오늘도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이것저것 다 챙겨줬습니다. 상당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몸만들기가 어려운데 이제 어느 정도 수준이 된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YMCA 3연패, 기회 된다면 미스터코리아 2연패에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별 다른 일이 없는 이상은 내년에도 출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