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지성종 기자

[개근질닷컴=수원] 김연주(울산광역시보디빌딩협회)는 지난 18일에서 19일 열린 제73회 미스터&제16회 미즈코리아 선발대회(이하 미스터 코리아)에서도 여자 피지크 정상을 석권했다. 미스터 YMCA를 포함해 올해 국내 최고 권위 대회를 차례로 제패한 그녀지만, 마냥 기뻐하는 모습만은 아니었다. 김연주의 웃음에서는 어딘가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수상직후 개근질닷컴이 ‘피지크 여제’ 김연주와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지성종 기자

YMCA에 이어 미스터코리아에서도 여자 피지크 우승을 차지했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YMCA에서 1등을 하고, 이번에 미스터코리아 때도 꼭 1등을 하고 싶었어요. 두 대회가 2주 차이라서 운동보다는 다이어트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준비했는데 성적이 좋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생각해보면 두 대회 모두 제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선수님들도 다 열심히 하셨는데 그 가운데 제가 우승을 차지한 걸 보면 오늘도 운이 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우승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모습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미즈코리아 선발 종목이 바뀐 것 때문일까요?

정말 아쉬워요. 제가 피지크라는 종목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미즈코리아였어요. 정말이지 미즈코리아가 너무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이 운동을 하는 내내 미즈코리아가 꿈이었는데. 미즈코리아 선발 종목이 보디피트니스로 바뀌는 바람에 한동안은 정말 혼란스러웠어요.  

▲ 사진=지성종 기자

미즈코리아를 그토록 바라셨는데, 보디피트니스가 아닌 피지크로 출전하신 이유가 있나요?

사실 이번 대회에서 보디 피트니스로 넘어갈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저는 나이도 좀 있다 보니 망설여지더라고요.

주변 지인들한테 물었더니 너의 종목에서 아름답게 마무리를 하는게 좋지 않겠냐는 말들을 해줬습니다. 물론 미즈코리아를 목표로 지금까지 도전해왔는데, 조금 더 도전을 해보자는 의견들도 있었지만요. 많이 고민했고. 이젠 미즈코리아라는 목표보다는 나의 종목, 나의 피지크에서 아름답게 마무리를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마무리라고 하셨는데, 선수 생활 은퇴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아마 올해가 마지막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계획은 그래요.

▲ 사진=지성종 기자

현재 몸상태가 상당한데, 마지막은 너무 아쉬운데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올 한 해 내내 계속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면서 보냈어요. 이 운동이 참 선수도 선수지만 주변인들의 희생이 필요해요. 선수는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주위를 많이 돌보지 못하거든요. 계속 나만 바라보고, 목표를 위해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둬서 좋지만 이제부터는 제 주위도 좀 둘러보고, 우리 가족과 센터 식구들도 좀 챙기고 싶어요. 두루두루 주변에게 베풀고도 싶고요. 그걸 너무 못했거든요. 앞으로는 내 자신도, 주변인들도 행복하게 그렇게 잘 살고 싶어요.

향후 계획은 뭘까요?

지금은 지도자의 길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제가 지금 선수 생활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 정말 많았어요. 제 스스로 ‘나는 이게 부족하구나’ ‘왜 이렇게 밖에 못 했을까’ 등 선수 생황을 유지하면서 지도자 공부를 하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제는 좀 제 후배들을 위해서 공부를 더 많이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보다 훨씬 나은 선수들을 키워보고 싶어요. 제가 겪었던 어려움들을 저보다 더 빠르게, 저보다 더 똑똑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