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IA 타이거즈
[개근질닷컴] ‘호랑이의 심장’ 양현종(33)이 미국으로 떠난 지 10개월 11일 만에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로 돌아왔다.
프로야구 KIA 구단은 24일 “양현종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30억원, 연봉 총액 25억원, 옵션 48억원 총 103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으로 가기 전 23억원에 달하던 양현종의 연봉은 FA 계약 기간인 2022∼2025년 연봉 총액 25억원으로 크게 깎였다. 대신 목돈 성격의 계약금으로 30억원을 받았다. 양현종은 투구 이닝, 승리 수 등과 연관된 옵션을 해마다 채우면 더 많은 돈을 가져가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옵션이 보장 액수의 배에 달하는 것 아니냐던 일각의 우려와 달리 양현종은 옵션보다 7억원 많은 55억원을 보장받았다.
양현종의 ‘에이징 커브’를 걱정한 KIA 구단은 안전장치를 걸어두면서 총액을 높여 예우하는 선에서 최대 난관이던 양현종과의 계약을 매듭지었다.
양현종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최고의 대우로 다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해주신 구단과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단단하게 몸을 만들어 KIA의 12번째 우승을 달성하는 데 전력을 쏟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 이름과 타이거즈를 나누어 생각해본 적이 없다. 국내 복귀를 결정했을 때부터 타이거즈에 돌아간다는 생각뿐이었다”면서 “본의 아니게 협상 과정에서 나온 여러 이야기로 팬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죄송스럽고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날까지 타이거즈 팬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김종국 감독님과 동료, 선후배들과 똘똘 뭉쳐 강력한 타이거즈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 2007년 프로 데뷔 후 14년 동안 KIA에서만 뛴 양현종은 올해 2월 FA 자격을 얻은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시즌 종료 후 텍사스와의 계약이 끝나 FA 신분이 된 양현종은 지난 10월 5일 귀국한 뒤 KIA와 복귀 협상을 추진해왔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양현종과 KIA의 협상은 총액에는 합의했지만, 보장액수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장기전에 들어갔다.
KIA는 30대 중반에 접어든 양현종의 나이와 몸 상태 등을 고려해 보장액은 줄이고 성과에 따라 연봉을 지급하는 옵션을 늘리고자 했다. 반면 양현종은 보장액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더는 협상을 미룰 수 없었던 KIA가 22일 4년 최대 103억원의 최종안을 제시했고, 양현종이 이틀 동안 심사숙고한 뒤 이를 수용했다.
양현종은 KBO리그 통산 147승 95패, 평균자책점 3.83을 올렸다. 통산 다승 순위 4위이자 현역 투수 1위다. 특히 2014년부터 7년 내리 투구 이닝 170이닝을 넘겨 강한 어깨를 뽐냈다.
미국프로야구로 진출한 올해에는 제 자리를 못 잡아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갔던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12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5.60을, 마이너리그 10경기(선발 9경기)에서도 똑같이 3패 평균자책점 5.60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