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개근질닷컴 DB, 황상진 제공(가운데)
[개근질닷컴] 지난해 보디빌딩&피트니스계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보낸 선수는 누굴까. 그리고 이들의 2022년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오프시즌]에서는 2021년 시즌 중 개근질닷컴 편집부가 지켜본 인물 가운데 주목할 만한,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를 소개한다.
2022년 [오프시즌] 첫 번째 주인공은 남자 피지크 종목의 ‘라이징 스타’ 황상진이다.
▲ 사진=황상진 제공
황상진은 지난 2017년 생애 처음으로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 탁월한 프레임으로 피지크 종목 그랑프리를 차지, 새로운 ‘왕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듬해에 출전한 대회에선 체급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기존 선수들에 비해 사이즈가 많이 부족했다. 1년 동안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심정으로 반전을 꽤했다”
2020년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황상진은 PCA 아시아 챔피언십 프로전 우승과 더불어 나바 아마추어 클래식 그랑프리를 기록,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나아가 올해에는 총 네 개 대회에 출전해 세 차례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의 2022년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사진=권성운 기자
프로필
대구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황상진이라고 한다. 올해 95년생으로 27살이다.
젊다. 대학생인가
그렇다. 영남대학교를 다니다가 지금은 휴학한 상태다. 4학년 2학기만 남겨뒀고, 현재 트레이너 생활을 하면서 대회 출전을 병행하고 있다. 복학은 내년에 하려고 생각 중이다.
웨이트 경력은
학창 시절 때는 푸쉬업이나 스쿼트, 턱걸이 같은 맨몸 운동만 하다가 대학교 입학 후 웨이트를 제대로 배웠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1살 때 군에 입대하고 나서다.
▲ 사진=황상진 제공
웨이트 이전에 다른 운동을 배운 경험이 있는지
전혀 없다.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운동에 별 흥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수능 60일전쯤 갑자기 체대에 가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다.
시작이 늦은 편이지만 타고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대회 출전 계기는
군대 전역 후 친구와 함께 바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학교 후문에 졸업한 과 선배가 운영하는 곳에서 운동을 했는데 그 선배가 ‘대회에 한번 나가보지 않을래’라고 권유를 받아 출전하게 됐다. 그때가 2017년이었고, 경산시 보디빌딩대회로 기억한다.
당시 참가 종목과 성적은 어땠나
남자 피지크랑 스포츠모델 두 종목에 출전했다. 피지크는 운이 좋아서 그랑프리를 했고, 스포츠모델은 체급 4위를 기록한 것 같다.
▲ 왼쪽부터 2017년, 2018년, 2020년도의 황상진. 사진=황상진 제공
23살, 첫 대회에서 그랑프리라니 대단하다. 이후에도 계속 대회에 출전을 한 건가
경산시 대회 출전 이후 이듬해에도 출전했지만 체급 1등만 하고 그랑프리는 하지 못했다. 2019년에는 대회를 나가지 않았고, 2020년에는 PCA 아시아 챔피언십 피지크 프로전 우승, 나바 아마추어 클래식 피지크 그랑프리를 했다. 이 때부터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선수로서 나를 인정해주기 시작하더라.
▲ 사진=권성운 기자
피지크가 주종목이 된 건 첫 대회에서의 강렬한 기억 때문인지
일단은 종목 자체가 멋있기도 했고, 개인적인 구력을 생각했을 때 보디빌딩 보다는 접근성이 더 낫다고 봤다. 무엇보다 내 체형적인 장점을 살리려면 피지크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이 종목에서 성적이 좋기도 하고.(웃음) 한 번씩 다른 종목을 같이 출전하더라도 피지크는 필수적으로 신청하는 것 같다.
▲ 사진=지성종 기자
본인이 생각하는 피지크 종목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
피지크 같은 경우 보디빌딩이나 클래식피지크 같은 종목들 보다 당당하게 서 있는 자세가 좀 더 매력적이다. 온 힘을 쥐어짜야 하는 포징이 아닌 힘을 준 듯, 안 준 듯한 자연스러운 자세에서 나오는 멋스러움이 좋다.
2019년도는 자의에 의한 휴식기였나
2017년부터 2년 연속 대회를 나가면서 주변 선수들에 비해 내 몸이 많이 작다는 걸 느꼈다. 처음엔 대회를 뛰면서 사이즈를 올릴까도 생각했지만 한계가 있을 거 같아 1년을 쉬면서 벌크업에 집중했다. 그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이 먹고, 최대한 중량을 늘리려고 공을 들였다.
▲ 2020년도 나바 AC(왼쪽)와 PCA 아시아 챔피언십 우승. 사진=권성운 기자
2020년 성적을 보면 1년 사이의 노력이 고스란히 보이는 듯하다
국내 사설 대회 중에서도 큰 무대였던 나바와 PCA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실 당시 PCA 프로전과 나바 그랑프리전에서 모두 마지막 비교 심사 때 콜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우승은 물 건너 갔다’고 생각하고 있는 순간 최종 승자로 날 호명하더라. 얼떨떨했던 동시에 실감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순간이다.
▲ 사진=황상진 제공
올해는 *4개 대회에 출전해 3개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破竹之勢)란 말이 적절한 것 같은데
*2020년 황상진 출전 대회 및 수상 이력
-디랙스챔피언십 피지크 그랑프리
-나바코리아 GP 파이널 피지크 프로전 우승
-MN KOREA 챔피언십 피지크 미디엄 체급 2위
-PCA 슈퍼시리즈 피지크 프로전 우승
약 3년 전 이맘 때쯤 ‘큰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하고 프로가 되겠다’라고 다짐했었다. 올해 그 목표를 위해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고, 그걸 이루게 돼서 행복하다. 동시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 2021 PCA 슈퍼시리즈 김민기(왼쪽)VS황상진. 사진=권성운 기자
올해 참가한 경기 중 개인적으론 PCA 슈퍼시리즈 프로전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MN 대회 체급전에서 패배를 안겨준 김민기와의 매치가 흥미진진했다
김민기 선수가 프로전에 오를 거란 걸 예상은 했다. 한 번 패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긴장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 역시 일주일 동안 칼을 갈며 더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 2021 MN KOREA 챔피언십. 사진=지성종 기자
디랙스와 나바를 연거푸 제패하며, 최고의 상승세를 탈 때였기에 MN 때의 결과는 정말 아쉬웠다. 패배 요인은 뭐였을까
디랙스와 나바 대회가 끝나고 MN까지 거의 5주 동안의 텀이 있었다. 처음에는 두 대회 모두 성적이 좋았기에 신나게 운동하면서 준비했지만, 시즌이 많이 길어지다 보니 관절에도 무리가 오더라.
무엇보다 식단을 계속 이어가는 게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평소 대회 준비할 때보다 조금 더 먹었던 것 같고, 멘탈적으로 흔들리면서 안일하게 준비한 감도 없지 않다. 자만했던 거다. 앞선 두 대회에서의 흐름만 이어간다면 잘 될거란 오만한 생각을 했던 셈이다.
▲ 사진=황상진 제공
올해 본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를 꼽는다면
모든 대회가 다 기억에 남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디랙스. 대회 진행 자체가 신선했다. 촬영을 한 상태에서 심사를 받다 보니 어색한 부분도 있었고, 대회 결과가 3일 뒤에야 나와서 마음을 많이 졸였다.
어느 정도로?
올해 개인 첫 대회이기도 했고, 결과가 현장에서 나오지 않아서 조바심이 났다. 심지어는 순위권에 들지 못하는 악몽을 꾸기도 했다.(웃음)
[오프시즌] 황상진 선수의 인터뷰는 ②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