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IA 타이거즈
[개근질닷컴] 5일 정훈이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하며 올겨울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선수 15명이 모두 소속팀을 찾았다.
FA 시장 개장 후 40일 동안 쏟아진 돈은 무려 989억원(옵션 포함)에 달했다. 상징적인 수치인 1천억원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FA 최대 계약 총액 신기록을 넘어섰다.
이전까지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간 해는 2016년으로 766억2천만원을 기록했다.
당시와 비교해 프로야구 환경은 더 나빠졌다.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터널을 지나면서 프로야구는 출범 이래 최악의 위기와 마주했다.
시즌 대부분을 무관중으로 치러 가장 큰 수입원이었던 입장료 수입과 광고 판매가 급감했다. 구단 상품 판매량도 타격을 받았다. 구단 상품 매출 대부분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 사례가 잇따른 데 이어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송우현의 음주운전 적발로 프로야구는 위기를 자초했다.
운영난을 반영하듯 구단마다 긴축 재정에 나섰다. 선수단 숫자부터 줄였다. 10월 이후에만 36명의 선수가 방출 통보를 받았다.
아무리 이번 FA 시장에 거물급 외야수 매물이 대거 쏟아졌다고 해도 대박 계약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역대급 돈 잔치가 벌어졌다.
최초 계약자였던 최재훈(한화 이글스·5년 54억원)을 시작으로 해를 넘겨 도장을 찍은 정훈까지 15명이 989억원을 합작했다.
10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도 유독 많이 쏟아져 나왔다. 2020년까지 KBO리그에서 FA 몸값 총액 100억원을 돌파한 사례는 총 5번 있었는데, 올겨울에만 5명의 선수가 더 나왔다.
NC 다이노스 박건우(6년 100억원), LG 트윈스 김현수(4+2년 115억원), 두산 베어스 김재환(4년 115억원), KIA 타이거즈 나성범(6년 150억원), KIA 양현종(4년 103억원) 등 총 5명의 선수가 ‘1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최근 수년간 하위권을 맴돌던 KIA가 명가 부활을 기치로 ‘큰손’으로 나섰다. 여기에 NC와 LG도 적극적인 외부 FA 영입에 나서면서 스토브리그에 기름을 부었다.
▲ 사진=kt wiz 제공
FA 시장 과열 양상은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연쇄 이동으로 이어졌다. 나성범, 박건우, 박해민, 손아섭, 박병호 등 각 팀의 간판스타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FA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구단들은 뿔난 팬심을 달래기 위해 진땀을 뺐다.
내부 FA 최재훈과의 계약 이후 FA 시장에서 철수한 한화는 성적 향상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팬들의 반발에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쪽에선 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갑을 활짝 열고, 야구 전문 기업인 키움 히어로즈 같은 경우에는 운영난 속에 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FA 시장을 마무리한 10개 구단은 이제 1달 앞으로 다가온 스프링캠프 준비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