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위로위로 홈

[오프시즌] 문성훈, 왕따 극복하고 ‘괴물’이 되다①

등록일 2022.01.13 11:30 youtube instagram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URL복사 공유하기


▲ 사진=지성종 기자

 

[개근질닷컴] 지난해 보디빌딩&피트니스계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보낸 선수는 누굴까. 그리고 이들의 2022년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오프시즌]에서는 2021년 시즌 중 개근질닷컴 편집부가 지켜본 인물 가운데 주목할 만한,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를 소개한다.

 

2022년 [오프시즌] 두번째 주인공은 클래식피지크 괴물 문성훈이다.

 


▲ 사진=문성훈 제공

 

“만화 주인공처럼 날 왕따 시킨 친구들을 혼 내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2002년부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문성훈은 지난 2019년 WNC 챔피업쉽에서 피지크 3위, 클래식피지크 2위를 기록한데 이어 이듬해인 2020년에는 대한민국 3대 보디빌딩 대회로 꼽히는 미스터코리아와 미스터YMCA에서 모두 초대 체급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미스터코리아와 미스터YMCA에서 각각 2, 3위 기록하면서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문성훈의 출중한 기량만 봤을 땐 큰 고난 없이 운동에만 매진해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꽤나 굴곡진 인생을 살아왔다는 걸 알 수 있다. 뚱뚱하고, 소심했던 왕따 소년이 보디빌딩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까지. 문성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사진=지성종 기자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음식물 쓰레기와 200세트로 어그로를 끌었던 ‘문괴물’ 문성훈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사진=지성종 기자

 

지난달 미스터코리아 종료 후 어떻게 지냈나요?

 

저는 시즌 비시즌이 따로 없어서 계속 운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먹는 건 시즌 때보다 조금 더 많이 먹고 있어요. 현재 체중은 시즌 때보다 한 4kg 정도 늘었습니다. 체중 유지하면서 계속 운동하고 있어요.(웃음)

 


▲ 사진=문성훈 제공

 

본명인 문성훈보다 ‘문괴물’로 더 유명하잖아요. 무슨 뜻이에요?

 

군 생활할 때 붙은 별명이에요. 그때가 천리행군을 할 때였거든요. 천리행군 6일차였나? 300km를 이미 행군한 상태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산 언덕길이 나왔는데, 제가 그때 너무 힘들어서 그 산을 아무 생각없이 미친듯이 뛰어올라갔어요.

 

그 모습을 보고 고참이 ‘저건 진짜 체력 괴물이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때부터 고참이 ‘야 너는 이제부터 문괴물이다’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 문괴물이라는 별명을 사용하면서 많은 분들이 저를 문괴물로 부르게 됐네요.

 


▲ 문성훈(좌)과 플레스 루이스. 사진=지성종 기자 / 플렉스 루이스 SNS

 

별명과 더불어 독특한 헤어 스타일로도 많이 알려졌어요. 일명 ‘초밥머리’라고 하던데, 초밥머리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처음에는 *플렉스 루이스(Flex Lewis)의 헤어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어서 이발소에 갔어요. 이발소에서 플레스 루이스 사진을 보여주고 머리를 잘라 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초밥머리로 만든 거에요. 처음에는 엄청 망했다고 생각했습니다.(하하)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보니까 이 머리가 괜찮더라고요. 이제는 늘 이발소에 가서 초밥머리로 자르고 있습니다. *웨일스 출신의 보디빌더로 미스터 올림피아 212 보디빌딩 종목에서 2012년부터 7연속 우승 차지

 

아쉽게도 오늘은 초밥머리가 아니네요?

 

대회가 끝나고 머리를 안 잘랐어요. 그새 상당히 많이 자랐네요. 경기가 없을 땐 머리를 기르고 있어요. 초밥 머리를 유지하려면 2주마다 이발을 해야 돼서 이발비가 조금 부담되더라고요. 지금은 머리가 좀 지저분하죠?(웃음)

 


▲ 사진=지성종 기자

 

가슴에 있는 타투도 무척 인상 깊은데, 의미가 따로 있을까요?

 

아, 타투요?

 

이건 제가 전역하고 소방 구조대를 준비하면서 새긴 겁니다. 아스클레피오스(Aesculapius)라는 그리스 로마 ‘의술의 신’ 얼굴이에요. 자세히 보시면 여기에 레터링으로 ‘So others may live’라고 적혀 있습니다. ‘타인의 생명을 위하여’라는 의미인데, 제 인생 신조를 레터링으로 같이 새겼어요.

 

소방 구조대를 준비했군요

 

네. 그런데 아무래도 수술 기록이랑 교통사고 기록이 남아 있다 보니 계속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세번 정도 떨어지고 나서 알아보니 부상 때문에 구조대 특채는 힘들 것 같다고 하고, 그래서 소방 구조대 꿈은 접게 됐죠.

 


▲ 사진=지성종 기자

 

그렇군요. 인생신조가 참 멋있어요. 지금도 유효한가요?

 

지금은 조금 저를 위해 살고 있습니다.(하하) 그래도 항상 위기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려고 해요. 최근에도 고속도로에서 사고 난 분들을 봤어요. 차를 세워서 최대한 도와드리는 편이에요.

 


▲ 사진=문성훈 제공

 

문성훈 선수하면 식단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 일반인들이 보기엔 정말 기이하던데요?

 

뭐라고 해야 되나. 어떤 분들은 제 식단을 보고 ‘음식물 쓰레기’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웃음)

 

지금도 그렇게 먹고 있는데 부모님이 계실 땐 최대한 좀 깔끔하게 먹으려고 합니다. 부모님이 제 유튜브를 보시거든요. 요리를 최근에는 안 올리고 있는데, 그 계기가 부모님이 보시고는 요리를 못하게 막으시더라고요.(하하) 이젠 부모님 주무실 때만 몰래 섞어 먹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그 식단에 나름 규칙이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네! 그렇죠! 그게 보기엔 엉망인 것 같아도 상당히 맛있어요.(단호) 나름 맛의 조화를 생각해서 꼭 먹거든요. 영양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맛이 제일 중요하잖아요. 일단 제 음식은 첫 번째가 맛이고, 그 다음이 영양입니다. 나름 탄단지(*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줄임말) 비율을 따져서 하는 건데 진짜 맛있어요. 정말입니다. 생각보다 맛있어요.(진지)

 


▲ 사진=문성훈 제공

 

가장 최근에 먹었던 것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메뉴가 있을까요?

 

음...카레에 사과랑 고구마, 닭안심이랑 김치, 계란 프라이와 바나나를 넣어 먹었던 거요. 이름을 붙이자면 ‘바나나 사과 김치 닭 안심 계란 카레 비빔’이랄까요? 저는 메뉴에 이름을 붙이면 항상 들어간 재료의 이름을 다 붙여요.(웃음)

 


▲ 사진=문성훈 제공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메뉴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제 식단에서 재료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정말 정상적입니다.(서운)

 

굳이 추천하자면 ‘민초 불닭볶음면’이요! 치팅 식단이긴 한데 생각보다 맛있어요. 매운 거 먹으면 막 속 쓰리잖아요. 그런데 민트초코랑 같이 먹으면 상당히 부드럽고 매콤하면서 시원한 맛이 있어요. 민초의 청량감이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서 맛이 상당합니다.

 


▲ 사진=문성훈 블로그 

 

블로그와 커뮤니티 활동도 정말 열심히 하는 거로 알고 있어요. 특히 헬스 커뮤니티 출신의 대표 선수로 꼽히더라고요.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아마 2017년도부터 활동했던 것 같아요.처음에는 운동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커뮤니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곳이 아니라 좀 더 큰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시작했죠. 그런데 그곳은 운동 외에 다른 이야기를 더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곳을 찾아보다가 지금 활동하는 곳에 정착하게 됐어요. 현재는 운동과 일상 이야기를 나누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뷰도 커뮤니티에 알렸는지 궁금해요

 

네. 알리고 왔죠. 저보고 ‘커뮤니티의 아버지’라던데요.(뿌듯)

 


▲ 사진=지성종 기자

 

해당 커뮤니티를 봤더니 문성훈 선수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가 있더라고요. 어떤 부분은 무척 속상했을 것 같던데. 괜찮나요?

 

서운한 건 없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잘못 아시는 게 제가 운동을 하다 다친 걸로 알아요. 커뮤니티를 보면 ‘문성훈처럼 운동하면 안 된다’라는 이야기가 진짜로 많은데요. 그 부분을 정정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는 운동하다 다친 적이 없습니다. 다치고 나서 재활을 위해 운동을 시작한 거죠. 절대 운동하다가 다친 적은 없거든요.

 

그리고 요리 못한다는 것도요. 개인적으로 제 몸이 안 좋다는 의견보다 제가 요리를 못한다는 이야기가 제일 스트레스 받아요.(발끈) 저 진짜 요리 잘하거든요! 이거 진짜에요. 웃을 일이 아니라 진짜로 저 요리 잘합니다.

 

여러분! 제가 마음먹고 하면 요리를 잘 하는데 설거지하기 귀찮아서 그냥 섞어 먹을 뿐이에요. 그 섞는 것도 나름의 순서와 맛의 조화를 다 생각합니다.(진지) 저 요리 잘해요. (단호)

 


▲ 사진=지성종 기자

 

반면에 좋았던 말은요?

 

음, ‘엄청 노력 많이 한다’ 아니면 ‘열심히 산다’라는 말이요. 그런 건 아무리 들어도 듣기 좋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문성훈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한마디 전한다면?

 

아하하. 전하는 말이요?

 

음…(고민) 저는 스스로 제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항상 좋게 봐주고 응원해줘서 무척 고맙습니다.

 


▲문성훈 고스트타운 화보. 사진=문성훈 SNS

 

커뮤니티,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부분은 생각보다 알려진 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런 가요? 나이는 32세이고요. 현재는 프리랜서 트레이너를 하면서 대리운전도 하고, 식품 판매 사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고스트 타운’이라는 의류 회사 모델 일도 같이 하고 있고요.

 

하시는 일이 굉장히 많네요?

 

예전에는 개인 사업도 하고, 공장 일도 하고 여러가지 했어요. 그땐 운동을 제대로 하기엔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 운동 시간을 많이 확보하려다보니 현재 일들을 하고 있어요. 시간적인 부분을 조절할 수 있고, 운동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문성훈 어린시절 모습. 왕따를 당했던 자신의 모습이 보고싶지 않아 문성훈이 직접 얼굴을 가렸다. 사진=문성훈 제공

 

운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어릴 적 왕따를 아주 심하게 당했어요. 당시 제가 안 좋은 시도까지 했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때 우연히 *홀리랜드라는 만화책을 봤어요. 그 만화책을 보면 주인공이 왕따를 당했는데, 격투기를 배워서 자신을 괴롭혔던 일진들을 모두 혼내주는 그런 내용이에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인기리에 연재된 일본의 격투 만화

 

어릴 적 그 만화를 보고 ‘이거다!’ 했죠. 그렇게 2002년도부터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태권도, 복싱, 킥복싱, 무에타이, 유도, 주짓수, 특공무술, 호신술, 실전무술 등 격투기만 거의 11년 정도를 했습니다. 그후에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웨이트만 하고 있어요.

 


▲사진=학산문화사 공식 홈페이지

 

만화처럼 격투기를 배운 후에 자신을 괴롭혔던 일진들에게 복수에 성공했나요?

 

저를 괴롭혔던 주동자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 혼쭐을 내줬습니다. 그렇다고 만나서 싸우거나 하진 않았고요. 한 친구는 제가 다니던 격투기 도장에 운동을 배우러 왔어요. 합법적인 스파링으로 이겼죠.

 

또 제 늑골을 부러뜨린 친구가 있는데 계속 못 만나다가 전역을 하고 나서 우연히 만났어요. 그런데 저를 보더니 벌벌 떨더라고요. 그 모습에 그냥 웃으면서 넘어갔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아직까지 못 만났습니다.

 

왕따가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어요?

 

운동을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별 생각이 안 들었어요. 나름대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긴했는데, 앞서 말한 친구가 벌벌 떠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극복이 되더라고요. 내가 이런 애한테 그렇게 맞고 괴롭힘을 당했나 싶었어요. ‘이제 보니까 별거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이 됐습니다.

 


▲사진=문성훈 블로그

 

격투기를 꽤 길게 했는데, 진로를 격투기 쪽으로는 생각 안 해봤어요?

 

대학교 때 원래 격투기 쪽으로 진학하려고 했어요. 근데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극심했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공학계열로 입학했어요.

 

격투기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격투기를 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아요. 그때는 다치는 것도 많았고 부모님도 걱정이 상당했어요. 저도 맨날 맞고 아프고 이랬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죠. 또 이 운동은 누가 시켜서 강제로 하는 게 아니고, 내가 하고 싶어서 하다 보니까 오히려 지금이 더 만족감이 높습니다.

 

[오프시즌] 문성훈 선수의 인터뷰는②편으로 이어집니다.

 

장희주 (jhj.sh16@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2-01-13 11:30:30 
장희주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관련뉴스 더보기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보디빌딩 연예 스포츠 건강

GGJ 유튜브 더보기

핫이슈 더보기

핫피플 더보기

커뮤니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