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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빌더] ‘머슬캅’ 박건일 “이상적인 경찰상(像)을 원했다”①

등록일 2022.01.21 14:4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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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건일 제공

 

[개근질닷컴] 부캐릭터의 줄임말인 ‘부캐’는 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뜻하는 말로, 온라인 게임에서 유래했다. 최근 개그맨 등이 자신의 본 캐릭터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내세워 활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방송계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이 됐다.

 

[부캐빌더]에서는 본업은 따로 있지만 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라는 ‘부캐’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조명한다.

 


▲ 사진=박건일 제공

 

박건일은 스스로 천직(天職)이라 할 만큼 어릴 때부터 경찰관을 꿈꿨고, 실제로 그 꿈을 이뤄냈다. 지난 15년 동안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민중의 지팡이’로써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던 그는 어느 날 문득 ‘시민들이 원하는 경찰상(傷)은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했다.

 

자문(自問)에 대한 답은 바로 ‘웨이트’.

 

34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웨이트를 시작한 박건일은 모범 경찰을 넘어 모범 ‘머슬 경찰’로 다시 태어났다. 아니, 업그레이드란 말이 더 어울린다. 곧은 성품에 남다른 피지컬을 지닌 그가 ‘로보캅’ 같은 단단한 육체까지 지니게 됐으니 말이다.

 

이제는 국내 3대 메이저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둔 것은 물론 국가대표에까지 도전하는 박건일. 어떤 이들은 ‘주객이 전도된 거 아니냐’고 묻는다. 이에 그는 뭐라고 답했을까.

 

“시민들이 봤을 때,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경찰이 되고 싶었다”

 


▲ 사진=박건일 제공

 

프로필

 

올해 41살이 된 박건일이라고 한다. 본업은 15년 차 경찰이고, 현재 방배경찰서 경비작전계에서 경위로 근무 중이다.

 

경력이 상당하다. 애초부터 경찰관을 꿈꿨나

 

학창시절 때부터 남을 돕는데 관심이 많았고, 늘 경찰이 되길 꿈꿨다. 장래희망으로 경찰 외에 다른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웃음)

 

실제로 불의를 보면 참지못할 정도로 정의감이 넘쳤다. 오죽하면 친구들이 ‘넌 진짜 경찰해라’는 말을 자주했다. 피지컬도 좋았고. 지금 생각하면 시험을 준비했던 약 8개월 동안 거의 잠을 안 자다시피 하면서 공부했다. 그렇게 26살에 경찰이 됐다.

 

현재 피지컬이 어떻게 되는지

 

키 185cm에 지금 몸무게는 90kg이 넘는다. 시즌에 돌입하면 대회 체중으로 85kg까지 감량한다.

 


▲ 사진=지성종 기자

 

앞서 경비작전계라고 했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데

 

예를 들어 집회시위관리라든가, 대테러 및 재난 예방활동, 의무경찰 관리 등을 하는 부서라 생각하면 된다. 또 극단적으로 간첩이 침투했을 때 타격대로 출동하기도 하고, 고위급 요인 경호 업무도 맡고 있다.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도 많았을 것 같다

 

대선 때 대통령 후보들을 요인 경호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솔직히 다른 것도 많지만 일의 특성상 보안을 위해 말 할 수가 없다. 양해 바란다.(웃음)

 


▲ 사진=박건일 제공

 

본격적으로 운동 얘기로 넘어가자. 웨이트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군대에 있었을 때니 21살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제대 후에는 웨이트보단 유산소 운동을 즐겨했다. 본격적으로 웨이트를 한 건 34살 때였다.

 

?

 

경찰관이 된 후 지구대 생활을 3년 정도 하면서 일반 시민들을 많이 접했다. 그때 ‘시민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경찰관의 모습은 뭘까’란 생각이 들더라. 나라면 외형적으로 뭔가 듬직하고 믿음이 가는 모습일 거라 생각했고, 덤벨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됐다.

 


▲ 2017년 미스터 서울 클래식보디빌딩 종목에 출전해 5위를 기록한 후 2021년 동일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박건일(가운데). 사진=지성종 기자

 

충분히 이해된다. 그렇다면 대회는 무슨 연유로 출전하게 된 건가

 

처음 대회에 나간 게 2017년 미스터 서울이었다. 당시 운동하러 다니던 체육관 관장님의 동반 출전 권유가 있었고, 경험삼아 나가게 됐다.

 

성적은?

 

클래식보디빌딩 종목으로 출전했고, 체급 5위를 기록했다.

 

사실 대회에 나가면 3위 안엔 들 줄 알았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주변에서 몸이 좋다는 소릴 많이 들었으니깐. 그런데 대회가 끝나고 개근질닷컴이나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경기 사진을 보고 있자니 너무 부끄럽더라.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단 걸 깨달은 거다.

 


▲ 사진=박건일 제공

 

이후부터 정말 진지하게 쇠질에 임했다. 포징도 제대로 연습하고, 운동 시간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 후 나갔던 게 월드 내추럴 대회였는데 보디빌딩과 클래식보디빌딩 2관왕을 거뒀다. 정말 기뻤고, 집 나갔던 자신감도 되찾게 됐다.(웃음) 아울러 보디빌딩에 푹 빠진 계기가 된 셈이다.

 


▲ 2018 Mr.YMCA 선발대회 클래식보디빌딩 +180cm 비교심사 중인 박건일(가운데). 사진=개근질닷컴 DB

 

2018년에는 국내 3대 메이저 대회인 Mr. YMCA에도 출전했더라

 

그때도 앞서 얘기했던 관장님과 함께 출전했다. 운 좋게 클래식보디빌딩 체급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첫 전국대회 참가라 기뻤던 것도 있었지만, 약점을 보완해서 나갔는데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 부분이 가장 좋았다.

 


▲ 사진=박건일 제공

 

이듬해에는 머슬 폴리스 대회에서도 우승 했던데

 

경찰관 중에 보디빌더로 유명한 박성영 경위가 소방관 달력처럼 경찰관 버전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 머슬 폴리스 대회는 경찰 달력에 실릴 모델을 선발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된다.

 

사실 머슬 폴리스 대회는 하의를 입고 상체만 심사하기 때문에 ‘괜히 망신당하는 거 아닌가’란 생각도 했었다. 왜냐하면 내 강점 중 하나가 하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체급 우승을 하게 돼서 달력에 참여할 수 있었다. 조금은 뜬금없지만 달력 수익금이 아동학대 피해자들에게 전달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웃음)

 


▲ 2019 세계선수권 클래식보디빌딩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사진=개근질닷컴 DB

 

같은해 국가대표선발전까지 도전했더라. 이 정도면 본업과 주객이 전도된 거 아닌가

 

실제 주변에서 그런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개인적으로 천직(天職)이라 믿고 있다. 다시 말해 본업을 포기할 생각은 절대 없다. 국가대표에 도전했던 건 나란 사람에 대해 믿음을 주고 싶어서다.

 


▲ 2019 세계선수권 클래식보디빌딩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사진=개근질닷컴 DB

 

믿음?

 

전국에 경찰이 약 14만 명 정도 된다. 이들 대부분이 밤샘 작업을 하는 등 업무에 치여 살다 보니 자기 관리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고, PT를 받기엔 돈도 많이 드는 게 현실이니깐. 그래서 일종의 재능 기부 형식으로 재작년부터 의경 대원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인터뷰하는 오늘도 2명이 운동을 배우러 온다.

 

현재 팀 내에서도 건강 관리를 원하는 직원들에게 무료로 상담해주고, 운동도 지도 중이다. 나아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경찰서마다 돌아다니며 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집체교육을 하는 게 소원이다. 결국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것도 내 말에 신뢰성을 높이고,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운 거라 보면 된다.

 


▲ 사진=박건일 제공

 

직접 지도를 넘어 ‘팀 내추럴 머슬 폴리스’의 리더를 맡고 있던데

 

2019년에 머슬 폴리스대회를 준비하면서 함께 준비했던 동생들이 있다. 대회 관련 여러 노하우를 전해주던 차에 동생들이 ‘저희도 팀 만들어서 활동해요’라고 했고, 그렇게 ‘내추럴 머슬 폴리스’가 탄생했다.

 

동생들은 날 ‘대장’이라 부르고 있지만 난 그냥 모두가 ‘동료’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배우고 싶어하거나, 대회에 나가고 싶어하는 동료들이 있으면 합류시켜서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19 시국 때문에 잘 모이지 못하고 각자도생(各自圖生) 중이다.(웃음)

 

또 팀 이름에 내추럴이 붙은 이유는 매번 혼자 운동을 해왔고, 관심도 없어서 잘 몰랐는데 당시 ‘약투’ 이슈가 터지면서 알게 됐다. ‘(약물 사용을) 절대 해선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약물 없이 내추럴하게 운동하자’는 슬로건 아래 지금의 팀원들을 모집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 슬로건은 변함없을 거다.

 

[부캐빌더] 박건일 선수의 인터뷰는 편으로 이어집니다.

 


▲ 사진=박건일 제공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2-01-21 14:40:54 
권성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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