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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 오브 보디빌딩: 기원부터 유진 산도우까지 [권성운의 온더레코드]

등록일 2022.01.28 14:21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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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권성운 기자

 

[개근질닷컴] 역사는 흐른다. 고대로부터 전해진 문화는 현재까지 계승되거나 변천되어 인류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는 신체 문화도 마찬가지다. 신체 문화의 암흑기로 불리는 중세처럼 활동이 억제된 시기도 존재했지만 특정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지리적 요인이 투영된 채 전승돼 왔다.

 

다양한 신체 문화 중 강인한 육체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 몸의 과시욕, 육체미에 대한 심미적 동경 등이 결합된 대표적인 운동이 보디빌딩(Bodybuilding)이다.

 

보디빌딩이란 바벨이나 덤벨 등의 기구를 사용해 신체의 근육을 균형적으로 발달시키는 데 목적을 둔 운동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형태의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그 과정을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고대 보디빌딩과 그리스 밀로(Milo)

 


▲ 그래픽=권성운 기자

 

보디빌딩과 비슷한 종류의 운동은 대략 기원전 2,500년의 고대 이집트에서 출발했다. 청년들 사이에서 힘겨루기로써 ‘무거운 중량 들기’ 운동이 행해졌다고 알려졌으며, 고대 문명의 벽화에서 현재 보디빌딩과 유사한 포징이 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는 검투사와 레슬링 선수들이 근력을 기르기 위해 보디빌딩과 비슷한 체력훈련을 진행했다. 이 시기에는 오늘날의 운동 기구가 없었기에 돌이나 통나무 등을 들어올림으로써 근력 강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고대 그리스인들은 대부분 나체로 경기에 참여했다. 이 시대의 예술가들도 운동선수의 잘 발달된 신체를 통해 발현된 육체미를 여과 없이 묘사, 예찬했다. 이러한 역사는 현대까지 이어져 왔으며, 보디빌딩이란 용어에는 인간이 가졌던 신체미에 대한 숭상 의식과 건강에 대한 소망이 깊이 용해돼 있다.

 


▲ 사진=구글 커뮤니티

 

고대 올림픽에선 힘센 장사들이 많았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그리스의 밀로(Milo)이다. 기원전 540년부터 24년 연속 레슬링 챔피언 자리를 지켜낸 전설적인 선수였던 밀로는 처음에는 역도 선수로 활약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송아지를 어미소가 될 때까지 어깨에 메고 걷거나 들어올렸다. 이러한 밀로의 무게를 점차 단계별로 높여가는 *점진적 과부하의 원칙은 오늘날 트레이닝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원칙의 시초가 됐다.

*점진적 과부하: 근골격계(musculoskeletal system)와 신경계(nervous system)에 가해지는 스트레스의 점진적 증가를 주로 하는 근력 트레이닝(strength training) 방식. 원칙은 운동 동안 총 부하(total workload)를 계속 늘리는 것이 근육 성장과 근력 획득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운동 수행 전반에서 향상을 보임으로 인해 운동 강도를 계속 늘리게 된다.

 

돌을 들어올려 힘겨루기를 하던 고대의 전통 스포츠는 역도 경기로 발전했다. 그러나 역사(力士)가 관중 앞에서 힘 자랑 또는 묘기를 보여주는 오락의 형태에 그쳤기 때문에 균형미 혹은 자연미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보디빌딩의 아버지, 유진 산도우

 


▲ 사진=구글 커뮤니티

 

그렇다면 지금의 보디빌딩 체계는 어떤 역사적 배경으로 출현하게 됐으며, 어떤 경로를 통해 확산된 것일까?

 

오늘날의 보디빌딩이 탄생하게 된 것은 19세기 후반 독일 출신 유진 산도우(Eugen Asndow, 1867~1925)에서 시작됐다.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웨이트리프팅(중량들기, Weightlifting)을 조직화된 스포츠로 발전시켜 칭송을 받았다.

 

1889년 영국으로 이민한 산도우는 같은해 11월 로얄 아쿠아리움에서 프랑스 스트롱맨 찰스 샘슨(Charles Samson)에게 승리해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인물’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철인이라 할 정도로 강한 체력의 소유자였던 유진 산도우의 영향력은 유럽을 넘어 아메리카 대륙으로까지 확장됐다. 19세기 후반 유럽과 미국 박람회나 희극쇼에서는 강한 남성들의 연기가 성행했는데 산도우는 이러한 전통을 주도했다.

 


▲ 플로렌스 지그펠드(왼쪽)의 생애를 영화화한 작품 속 한 장면. 사진=영화 그레이트 지그펠드 캡처

 

1893년 산도우는 26세의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계약을 맺은 후 엄청난 근력과 잘 발달한 근육을 관중들에게 선보였다. 그는 당시 유명한 프로듀서 플로렌스 지그펠드(Florenz Ziegfield)와의 조우를 통해 일약 스타로 발돋음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산도우의 신체를 감상하려고 지그필드 쇼를 찾았다.

 

산도우의 힘과 몸매 자랑은 시카고 월드 페어(Chicago World’s Fair)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미국에 본격적인 몸 만들기 붐이 일어났다. 바야흐로 수많은 몸짱들이 무대에서 강인한 힘과 건장한 몸매를 선보였던 시기로 산도우가 가장 유명한 스트롱맨이었다.

 


▲ 그레이트 컴페티션 경연 모습. 사진=구글 커뮤니티

 

역대 첫 보디빌딩 대회는 1901년 9월 유진 산도우가 주관한 ‘그레이트 컴페티션’이란 이름으로 개최됐다. 당시 34세의 나이로 출전했던 유진 산도우는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6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던 ‘그레이트 컴페티션’은 12명의 본선 진출자들 중 1~3위까지 선발해 트로피와 부상을 지급했다. ‘그레이트 컴페티션’은 영국에서 열렸고, 세계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다가 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갔다. 이런 그의 공로를 기려 ‘꿈의 무대’ 미스터 올림피아 대회의 우승 트로피도 산도우의 형상을 띄고 있다.

 


▲ 체육운동의 창시자 베르나르 맥파든. 사진=구글 커뮤니티

 

산도우를 추종한 인물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의 베르나르 맥파든(Bernarr MacFadden)이다. 그는 산도우의 쇼를 보고 많은 영감을 얻는다. 맥파든은 자신의 생애를 통틀어 ‘피지컬 트레이닝(1900)’, ‘헬스 뷰티 앤 섹슈얼리티(1904)’, ‘메이킹 올드 바디즈 영(1921)’ 등과 같은 문헌을 약 150부 정도를 출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헌의 출현은 당대 신체 육성, 즉 몸 만들기 문화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됐으며 오늘날 보디빌딩이란 체계가 미국에서 확립된 것도 이러한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윈십&YMCA, 미국 내 보디빌딩 확산에 불을 지피다

 


▲ 사진=구글 커뮤니티

 

19세기 미국에서는 생물학의 발달과 함께 건강을 중시하는 일련의 사회적 움직임이 나타난다. 그러한 변화 중심에는 조지 베이커 윈쉽(George Barker Windship)이 있었다.

 

윈쉽은 힘의 중요성을 알린 최고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에서 우수한 의료 기술을 연마한 윈쉽은 졸업 후 보스턴의 많은 병원과 공공기관에서 근력운동 및 연계된 프로그램을 수용하게 만들었다.

 

그는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근력 훈련에 대한 높은 수준의 강연을 선보였고, 체육관과 의료센터를 결합한 시설을 마련해 성공적인 건강개혁 분위기를 주도했다.

 

미국 사회에 중량운동을 바탕으로 하는 신체문화가 뿌리내리기 위한 사상적 토양은 건강 중시 사조였고, 그 중심에는 윈십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체육사를 고찰해보면 당시 중량운동의 확산을 주도한 전문적 단체는 YMCA였다. 윈쉽의 영향을 받아 근력운동에 심취했던 인물들이 대개 미국 YMCA 지도자가 됐기 때문이다.

 

YMCA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체육활동을 지렛대로 활용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스포츠 종목과 함께 중량운동을 체육부의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채택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자연스레 발전하게 됐으며, 신체 육성 운동이 미국 사회에 급속히 확산할 수 있었다.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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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2-01-28 14: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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