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언스플래쉬
[개근질닷컴] 플라스틱 제품에 든 물질이 지방 세포의 크기와 수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냉동식품 포장, 요구르트 용기, 음료병, 심지어 주방 스폰지 같은 일상 제품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이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건강미디어 ‘에브리데이헬스 닷컴’에 의하면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는 건강상 위기이다. 이는 한 가지 요소가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식생활 패턴, 유전학, 운동, 비활동적 생활, 약물 복용을 비롯한 원인과 개별적 요소의 조합에서 비롯된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생물학과 마틴 와그너 교수는 “우리의 실험은 일반적 플라스틱 제품이 과체중과 비만과 관련이 있으며, 과체중과 비만에서 과소평가된 요인이 될 수 있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물병 같은 플라스틱 제품에서 침출된 다량의 화학물질이 체내로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는 ‘환경 과학과 기술’에 발표됐다.
한때는 대부분의 플라스틱 화학물질이 플라스틱 안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와그너 박사가 공동 저술한 또 다른 논문에서 플라스틱 제품이 실제 조건에서 많은 양의 화학물질을 침출하고 이것이 체내로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플라스틱 제품에 자주 사용되는 신진대사 방해 화학물질(MDC)인 비스페놀과 프탈레이트는 실험실 내 연구에서 세포와 동물 모델의 비만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적으로 우려되는 화학물질은 플라스틱에서 발견되는 모든 화합물 중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일상 제품에서 발견되는 다른 MDC, 그리고 이것이 지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알아내고자 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의하면 내분비계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모든 생물학적 과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생산·분비하는 분비샘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는 신진대사와 혈당수치, 신체가 지방을 처리하고 보관하는 방법, 생식 시스템의 성장과 기능이 포함된다.
국립환경보건과학원에 따르면 내분비 교란제는 신체의 호르몬을 모방하거나 간섭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이며 발달, 생식, 뇌, 면역과 기타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번 분석에는 요구르트 용기, 냉동팩, 물병, 샴푸 병 등 총 34개 플라스틱 제품들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 제품에서 5만5,000개 이상의 다른 화학 성분들을 발견했고 이들 중 629개를 식별할 수 있었다.
새로운 연구에서 조사된 플라스틱 제품의 3분의 1은 실험실 내 실험에서 지방 세포 발달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안에 있는 물질이 전구체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함으로서 더 많은 지방을 증식하고 축적하는 지방 세포로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뉴욕대 의대 소아과와 인구보건학과 린다 칸 교수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에서 추출된 화학물질이 쥐의 지방 세포의 수와 크기를 증가시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면서 “이번 연구는 이러한 제품에 대한 일상적 노출이, 특히 화학물질을 흡수할 수 있는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저장하는 것이 인간의 비만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알려진 MDC를 함유하지 않은 플라스틱 제품 중 일부도 지방 세포의 발달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또한 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현재 우리 몸이 지방을 저장하는 방법을 방해하는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1저자 요하네스 뵐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용의자’가 신진대사를 방해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이외의 플라스틱 화학물질이 과체중과 비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칸 교수는 “식단을 통해 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될 수 있는 한 플라스틱 용기나 랩으로 포장된 음식을 사거나 보관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플라스틱 용기를 일상에서 배제하기 힘들다면, 음식이 플라스틱과 접촉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음식이 플라스틱에 접한 상태에서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