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언스플래쉬
[개근질닷컴] 폐경여성의 호르몬대체요법(HRT)이 코로나19 사망위험을 감소시켜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된 50세 이상 폐경여성 중 HRT의 일환으로 에스트로겐을 투약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할 확률이 절반 미만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의학협회지(BMJ) 오픈’에 발표된 스웨덴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가 보도한 내용이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50~80세 스웨덴 전국의 여성 1만4685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 중 17.3%(2535명)는 에스트로겐 보충제를 처방받았고, 81.2%(11,923명)는 자연적 에스트로겐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한 사람은 전체 여성 중 1.5%(227명)를 차지했다.
HRT로 에스트로겐 수치가 증폭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5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망 비율은 에스트로겐 감소그룹에서 10.1%, 자연 에스트로겐 수치를 유지한 대조군에서 4.6%, HRT그룹에서 2.1%로 나타났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한 그룹의 사망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이 수치는 연령, 소득 및 교육 수준, 코로나19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알려진 요인의 영향을 반영했을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할 순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스트로겐 수치와 코로나19 사망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연구책임자인 스웨덴 우메오대의 앤 마리 포르 코놀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관찰적 결과에 불과다다”고 선을 그었다.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걸린 폐경여성에게 HRT 처방을 하기 위해선 보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스티븐 에반스 교수(약물역학)는 “뚜렷이 극적인 연구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폐경 호르몬 치료가 단기적 이점이 있는 건 맞지만 이런 관찰 연구 결과만을 근거로 코로나19 치료에 HRT를 바로 적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여성호르몬과 코로나19의 상관관계는 여성 환자에 비해 남성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를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
스웨덴 공중보건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스웨덴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1만6501명 중 약 45%가 여성이고 55%가 남성이다.
더욱이 위중증으로 인해 집중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중 남성의 비율은 70%에 이른다고 코놀리 교수는 밝혔다.
코놀리 교수는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성인 120명을 대상으로 또다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 치료법의 효과를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유방암에 걸렸을 경우 항에스트로겐 치료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중단해선 안 된다”고 유방암 환자와 의료진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