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질닷컴] 클래식 피지크를 준비하다가 얼떨결에 피지크에서 프로카드를 땄다는 김영규. 종목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그이지만, 현재는 더욱 더 피지크스러운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로카드를 따고 나서야 피지크의 매력에 빠진 그와 만나봤다. 김영규의 목표를 들어보자.
“진짜 피지크스러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사진=지승섭 PD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IFBB 프로 김영규입니다.
작년 대회 이후에 어떻게 지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작년에 대회를 출전하면서 센터 오픈을 같이 했어요. 대회 준비와 함께 일이 맞물리다 보니 많이 힘들고 좀 버거웠습니다. 다행히 대회 결과가 좋아서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시고, 바쁘게 수업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 사진=김영규 제공
지난해 김준호 클래식에서 프로카드를 땄잖아요?
사실 좀 죄송한 게 있어요. 당시 프로카드를 준비한 건 클래식 피지크 종목이었습니다. 피지크의 경우 클래식 피지크에 앞서 출전했던 거였는데, 운이 좋게 피지크로 프로 카드를 땄어요. 덕분에 클래식 피지크 경기는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피지크로 프로카드를 따고 나니 어안이 벙벙하고 좀 당황했어요. 하하.
당시 대회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수분 조절하고, 체중 조절을 14kg 정도 했습니다. 클래식 피지크는 체중 제한이 있어서 거의 시체처럼 지냈어요. (웃음) 그때만해도 대회를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대회장에 가서 직전까지도 고민을 좀 많이 했습니다. 워낙 로딩도 못했고, 준비를 못해서 걱정이 많았거든요.
▲ 사진=개근질닷컴 DB
고민이 많았는데 대회를 출전하게 된 계기는 뭘까요?
스승님이신 강인수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일단 무대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 사실 씻지도 않고, 머리도 안 감은 상태로 그냥 무대에 올라갔는데 프로카드를 따니까 저도 정말 놀랐어요.
당황스럽지만 기분 굉장히 좋았을 것 같은데요?
네. 하하. 당시에는 너무 좋았는데. 지나고 보니까 준비가 너무 미숙했더라고요. 열심히 준비하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생기고요. 제가 그동안은 좀 쉽게 생각했다는 걸 알았어요. 피지크를 하면 할수록 얼마나 이게 어렵고 미적으로 많은 것들을 보완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 종목만의 특징을 알아가면서 매력을 많이 느꼈어요.
▲ 사진=개근질닷컴 DB
준비했던 클래식 피지크 종목에 출전 못해서 아쉬웠을 것 같아요
맞아요. 프로카드 따자마자 ‘내일 클래식 피지크 종목은 못 뛰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무대 내려와서 바로 김준호 선생님께도 여쭤봤어요. 혹시라도 클래식 피지크 종목에 나갈 수 있는지 말이죠. 프로카드 반납하고 뛰면 된다는 말에 바로 돌아왔죠. 하하.
프로카드 따고 난 후에 주변 반응은 어땠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진짜 많이 놀랐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대회를 뛰어왔는데, 이렇다할 성적이 없었거든요. 이전에 프로카드는 물론, 오버를 한번 해본 적이 없었는데 잘 풀린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승님은 뭐라고 하셨나요?
너는 될 줄 알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스승님께서 ‘너는 운동으로 성공할 거다’라고 응원을 해주셨어요. 그 당시 제가 60kg였거든요. 몸이 엄청 작은 사람이었는데, 스승님은 그런 모습에도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이셨죠. 저는 그 말을 믿고 지금까지 해왔던 거예요. 그래서 스승님은 제 은인이시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는 분입니다.
▲ 사진=김영규 제공
몬스터짐 프로전 이야기도 해볼 게요. 당시 심정은 어땠나요?
당시에는 제 스스로가 ‘나는 아직 프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했어요. 주눅도 많이 들어 있었고요. 피지크라는 종목의 이해도가 워낙 떨어지다 보니까 몬스터짐 프로쇼 때는 포징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고, 멘탈이 많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입상을 한 게 정말 다행이죠.
입상이 아쉽지는 않았어요?
사실 전혀 아쉽지 않았어요. 입상 안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지나고 보니까 점점 더 같은 감사하다는 마음이 크게 느껴졌어요. ‘내가 당시에 피지크스럽지 않았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진짜 피지크스러운 모습으로 보완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되었네요?
네. 그 당시만 해도 ‘내가 피지크로 전향을 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피지크 선수로 좀 더 많은 정점을 찍고, 올림피아를 가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더 열심히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 사진=김영규 제공
평소 운동은 어떻게 하나요?
전에는 항상 5분할로 가슴, 등, 어깨, 하체, 팔을 하는 방식이었어요. 무조건 하루에 두 번 운동을 했고요. 피지크 준비하면서 운동에 있어 많은 부분을 바꿨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하체를 6개월 정도 운동을 쉬었어요. 하체가 피지크스럽지 않고, 보디빌딩 같다는 평 때문이었죠. 하체 때문에 허리가 두꺼워지는 것도 있어서 뺄 거는 좀 빼고, 줄일 거 줄여 놓으면서 체험적인 면에서 많은 걸 보완하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가슴, 어깨, 등 위주로 운동을 하고 있어요.
세트 수나 중량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까요?
음, 보통 한 세트에 50회씩 하고 있어요. 중량은 부위마다 많이 다른 편이에요. 하체 같은 경우는 고중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상체는 자극 위주의 운동을 많이 해왔습니다. 중량 같은 부분은 사람에 따라 너무 많이 다르잖아요. 운동을 잘하시는 분들 기준에서 제 무게가 저중량일 수도 있고, 운동을 시작하시는 분들한테는 고중량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딱 정의하기는 어렵고. 제가 반복 횟수를 50회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운동을 시작하시는 분들 기준으로 ‘고중량 고반복’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사진=김영규 제공
식단은 어떻게 진행하나요?
프로카드 따기 전만해도 비시즌 때 닭가슴살 같은 걸 먹어본 적이 없어요. ‘라면에도 단백질이 들어 있으니까 라면 다섯 봉지 먹으면 단백질 다 채워진다’ 이런 생각으로 그냥 잘 먹었습니다. 프로카드를 딴 이후에는 피지크스러운 몸을 만들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있어요. 비시즌 때도 체중에 제한을 두면서 복부가 두꺼워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계속 하거든요.
또 수업이 많아서 쉬는 시간 10분안에 식사를 해야 하니까 닭과 물을 갈아서 마시고, 밥은 햇반 한 개씩 이렇게 해서 하루 5끼 정도 먹고 있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부위는 어디인가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사실 없습니다. 진짜 이게 겸손한 게 아니라, 제 눈에는 약점밖에 안 보여서 그래요. 진짜 어디가 좋다고 얘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보완해야 될 게 지금 너무 많아요. 지금 가슴도 등도 보완해야 하고 어깨도 라인을 더 보완해줘야 하고, 팔도 그렇고요.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장점이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진짜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 사진=김영규 제공
요즘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부위는요?
등이랑 체형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등 너비감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생각해요. 입체감이나 근육마다의 느낌 자체를 신경 쓰고 있어요. 그리고 고관절 각도, 경관절 각도 같은 부분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 사진=김영규 제공
김영규 선수라고 하면 ‘잘 생겼다’는 칭찬이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진짜 그런 얘기를 처음 들어 봤어요. 살면서 제가 잘 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저희 부모님도 의아해하실 정도예요. 잘 생겼다는 반응이 있다는 거에 저도 약간 당황스럽습니다. 이게 갑자기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작년에 군대를 전역했거든요. 전역 후에 ‘머리를 한번 길러보고 싶다’라고 생각해서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긴 머리가 잘 어울려서 사람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 사진=IFBB PRO
올 시즌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올해 12월에 열리는 올림피아가 사실 제 최종 목표이긴 합니다. 그전에 있는 프로전은 웬만하면 다 출전하려고 해요. 3월 20일 AGP 다음에 6월 19일에 열리는 몬스터짐 대회에 나가려고 해요. 여기도 저기도 너무 쟁쟁하신 분들이 많아서 해외 대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5월에 있는 뉴욕 프로 같은 큰 대회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고요.
목표는 뭘 까요?
체형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뀌었는지가 제일 중요해요. 스스로 노력했기 때문에 정말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대회에서 엄청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는 스스로 더 발전하는 게 목표에요.
▲ 사진=김영규 제공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운동선수라고 하면 너무 과격하거나, 독한 이미지가 그려진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좀 더 선하고, 착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센터 이름을 지을 때도 ‘힐링짐’이라고 정했거든요. 웃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우신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항상 긍정적으로 힘 많이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저희 체육 쪽이 많이 어렵잖아요.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운동을 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운동에 대한 중요성도 점점 높아지는데. 저희 헬링짐 많이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