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질닷컴] 골든아워는 일출과 일몰 직전의 시간으로 사진을 찍기에 가장 완벽한 빛을 얻을 수 있는 순간입니다. [지성종의 골든아워]는 보디빌딩 경기에서 찰나의 시간을 포착해 그 안에 깃든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공정한 규칙 내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입니다. 반면 예술은 승부나 우월을 가릴 수 없습니다. 각기 다른 것일 뿐이죠.
미술관을 좋아하는 운동선수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하는 예술인도 찾기 힘듭니다. 기자의 얕은 경험을 근거로 한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스포츠와 예술에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질적인 두 영역에도 ‘몸’이라는 접점이 있습니다. 성인 무게의 몇 배나 되는 가축을 번쩍 들어 올리는 커다란 근육의 남성은 고대부터 동경의 대상이었고, 인간의 몸은 예술사에서 언제나 흥미로운 영감을 주는 소재였죠.
역사적으로 육체는 영혼과 정신에 종속된 하위 존재라며 하대받았지만 20세기에 들어 ‘몸’의 가치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보디빌딩의 탄생 또한 이와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습니다.
보디빌딩의 목적은 건강한 신체를 넘어 ‘이상적으로 아름다운 몸’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보디빌딩은 경기장에서 ‘아름다움’으로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움이란 예술의 영역이고, 앞서 말했듯 예술은 우월을 가릴 수 없죠.
이런 아이러니한 특성 때문에 스포츠로서 보디빌딩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체를 사용하여 정해진 규칙 위에서 공정하게 승부를 가르는 것은 여느 스포츠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운동으로 신체를 강화해 자기 몸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이것으로 타인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 결국 보디빌딩은 ‘예술 스포츠’입니다.
최근 한국의 보디빌딩 선수들이 해외에서 좋은 성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걸 보니 필자는 언젠가 올림피아 무대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한국 선수의 모습도 상상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 보디빌딩과 피트니스 문화가 더 성숙하고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며 오늘의 사진은 보디빌딩 대회의 여러 순간을 갈무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