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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밝은 에너지’ 김은정 “그냥 이 생활이 재밌어요” ①

등록일 2022.09.16 17:11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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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개근질닷컴

 

[개근질닷컴] 어린 시절부터 타고난 밝은 에너지와 끼를 발산하며 배우가 된 그. 자기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가 웨이트의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이제 어엿한 피규어 선수가 되어 무대에 서고 있다. 매 대회마다 강렬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는 김은정(김고은, 이하 김은정) 선수를 만나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2022 나바GP 파이널 대회에서 피규어 프로전에 출전한 김은정입니다.

 

본명은 김은정이 맞는데, 사실 불리는 이름은 김고은이예요. 바빠서 개명신청을 못하는 바람에 수년째 김은정으로 대회를 뛰고 있네요.(웃음)

 


▲ 사진=김은정 제공

 

Q. 얼마 전 나바GP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저를 좋아해 주시거나 피트니스 쪽에 관심있는 분들은 김은정의 무대가 기대된다고 많이 말씀을 해주세요. 감사한 마음이 크다 보니 매년 작년보다 더 퀄리티 있는, 작년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너무 의무감이나 압박에 시달리지는 않았고, 그냥 제 페이스대로 최대한의 준비를 하자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어요. 후회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행복했습니다.

 

Q. 성적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구나 1등은 하고 싶죠. 아무리 겸손한 사람이라도 1등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번 무대는 프로전이었잖아요, 말 그대로 굉장한 분들이 올라오는 무대였죠. 그런 분들하고 제가 한 무대에서 라인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했어요.

 

과거 연극, 뮤지컬 배우로 활동을 했어요. 그래서 무대 장악력이나 무대 매너는 제 강점이고, 그 부분에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보디빌딩 선수로서는 구력이 아직 짧은 편이기 때문에 등수는 제 몸에 맞게 잘 받은 것 같아요.

 


▲ 사진=김은정 제공

 

Q. 포징, 안무에 강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어요. 이번 대회 퍼포먼스의 탄생 과정이 궁금합니다

 

나바코리아 피규어 무대의 경우에는 1분 40초라는 제한된 시간이 있어요. 저는 곡이 정해지면 전문적인 편집 과정을 거쳐요. 단순히 제한 시간에 맞춰 음악을 자르는 게 아니라, 곡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자르더라도 완곡인 것처럼 만드는 거죠. 그 다음엔 가사 해석. 전체적인 흐름과 내용을 인지해야 잘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는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OST인 ‘Crazy In Love’라는 곡의 커버 곡으로 무대를 꾸렸는데요. 영화를 보면 처음엔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변태적인 성향을 힘들어하고 불편해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도 함께 즐기게 되죠. 이번 안무 초반에서 묶여 있다가 벗어나는 동작이 유리관을 깨고 나가고자 하는 발버둥을 표현한 거였어요. 나름대로 스토리텔링을 한 거죠. 매번 곡이 선정되면 곡에 맞춰 자연스럽게 꾸미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 사진=김은정 제공

 

Q. 곡, 동작 하나하나 김은정 선수의 정성과 고뇌 속에서 탄생하는 거네요

 

보통 보디빌딩 대회의 관객들은 몸을 보거나 자신의 지인을 응원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겠지만, 어쨌든 저를 보시는 관객 분들께 그만큼의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배우 출신이어서 그런지 티켓 비용에 제가 그만한 값어치를 해야 한다는 배우 정신 같은 게 있어요.(웃음)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잖아요. 그 시간만큼은 정성을 드리고 싶었죠.

 

예전에 나바 첫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예시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음악에 맞춰 포징을 이어가다가 제한 시간이 끝나면서 곡이 뚝 끊겼는데, 순간 확 깨어나오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관객들의 감정이 깨지지 않도록 한 편의 드라마처럼 구성했어요. 여운을 길게 남겨드리고 싶었죠.

 

Q. 과거 배우 활동이 현재 김은정 선수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연극을 하던 당시에 그 배역에 너무 빠져들어서 울다가 연습이 중단된 적이 있었어요. 제가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사람이었던 거죠.

 

운동을 하는 지금까지도 아직 배우의 감정이 많이 남았나 봐요. 트레이닝을 하면서도 김은정이라는 사람이 ‘김은정 선수’의 대역을 맡았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지금 내 배역은 대회를 앞둔 피규어 선수인 거야’ 라고 생각하고, 집중하면서 끝까지 완주하는 것 같아요.

 


▲ 사진=김은정 제공

 

Q. SNS가 유쾌함으로 가득하던데요! 김은정의 밝은 에너지의 원천은 어디인가요?

 

그냥 밝게 자란 것 같아요. 구김도 없었고, 사랑도 많이 받았죠. 초등학교 때 수업을 듣다 보면 지루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앞에서 춤 추고 노래하던 사람이 저였어요. 물론 어릴 때는 지금처럼 자신 있지는 못했고, 떨리는 마음이 있었죠. 부끄러워 하면서도 할 건 다 했네요.(웃음)

 


▲ 사진=개근질닷컴

 

Q. 배우에서 보디빌딩으로 전향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배우 활동 당시 저는 되게 애매한 캐릭터였어요. 주인공 역할을 하기에는 얼굴이 안되고, 조연 쪽으로 가려니 어떤 개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자기관리 차원에서 다이어트를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부끄러운 얘기일 수 있지만, 살이 빠진다는 한약을 먹어 보기도 했죠. 그런데 건강하게 살을 빼기 위한 답은 결국 운동이더라고요. 웨이트를 시작해 보려는데 정말 하나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때 우연히 알게 된 게 마라톤이었어요. 나이키에서 주최하는 10km 마라톤 경기 소식을 듣고 무작정 러닝머신을 뛰며 훈련하기 시작했죠. 5주 정도 나름의 체계를 잡고 훈련을 반복하다 보니 재미가 붙더라고요. 그렇게 운동에 입문했어요. 크로스핏에, 순환운동에 거치고 거치다 보니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을 하게 된 거죠.(웃음)

 

사실 이때까지도 제가 선수가 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피트니스 대회 선수들 보면서 ‘다이어트니 보디빌딩이니 왜 사서 고생을 해’, ‘그냥 편하게 살지 왜 저렇게 피곤하게 살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지금 제가 그걸 다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반성합니다. 입은 함부로 여는 게 아니구나.(웃음)

 

▲ 사진=김은정 제공

 

Q. 전향을 후회한 적은 없나요?

 

대회가 임박하면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내가 왜 이러고 사나’ 라는 생각을 하긴 해요.(웃음) 그런데 이건 후회는 절대 아니예요. 그냥 사람이기 때문에 한 번씩 스쳐 지나가는 생각인 거죠.  

 

과거의 저는 멘탈이 약했는데, 선수 생활을 시작하고 많이 단단해졌어요. 선수를 하면서 얻은 긍정적인 부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이제 이 생활이 그냥 좋고 재밌어요.

 


▲ 사진=개근질닷컴

 

Q. 그렇다면 그렇게 선수 생활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요?

 

작년 나바AOC 무대가 기억이 많이 나요. 파란색 경기복을 입고 뛰었던 무대인데, 감사하게도 제가 만든 안무와 포징으로 1위를 했어요. 당시에 제가 퍼포먼스를 진행한 곡의 원작자가 제 무대 영상을 본인 SNS에 올리셨더라고요. 그저 한국의 피트니스 대회에서 음악을 짧게 썼을 뿐인데 말이예요. 정말 신기하고 감격스러웠어요.

 

이듬해 9월에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무대에 선 적이 있어요. 그 단발머리 스타일이 반응이 엄청 뜨거웠어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그 무대가 제일 좋았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는데, 그래서 저도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냥 모든 대회가 다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사진=개근질닷컴

 

Q. 그런 무대들을 준비하는 과정이 마냥 즐겁고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힘든 점이 있었냐는 말은 그냥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나와요. 그렇죠, 힘든 점이 없을 수는 없죠. 작년 나바AOC 대회 때, 3개월 동안 20kg을 감량했어요. 그것 만으로도 힘든 과정이었는데, 시어머니가 위독해지시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소식을 들었어요. ‘정말 중요한 시기인데, 왜 하필 지금’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이기적이었죠. 다행히 많이 회복하셔서 지금은 요양원에 계신데, 그때 마음이 참 힘들었어요.

 

그 뒤로 대회를 준비하면서 항상 ‘누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해요. ‘제발 내가 이 시간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건 항상 사람 사이의 문제 같아요. 그래서 인간관계 같은 건 애초에 차단을 해놓고 시즌에 들어가는 편이예요.

 


▲ 사진=김은정 제공

 

Q. 대회 준비하는 김은정 선수를 보면서 가족들은 뭐라고 해주시던가요?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최선을 다 해봐라’.(웃음)

 

부모 마음은 다 똑같잖아요. 제가 대회 준비로 힘들어할 때마다 저희 부모님도 이번 까지만 하고 그만 해, 라는 반응이셨어요. 그런데 제가 결과를 내고 기뻐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응원해 주시더라고요. 제가 하지 말라고 해도 할 사람이라는 걸 아셔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이제는 제가 시즌에 들어간다고 하면 집중하라고 아예 연락을 안 하세요.

 

언젠가 부모님께 딸의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이 아닌, 보디빌딩이라는 이 색다른 무대를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요.

 

* 김은정 선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여울 (k.yul@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2-09-16 17: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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