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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올림피안 김효정 “실력은 부족한데 주목을 먼저 받은 케이스, 그게 저였어요”(영상)

등록일 2023.08.29 18:02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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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효정 제공

 

[개근질닷컴] 미스터 올림피아는 모든 보디빌딩 피트니스 선수들의 꿈이다. 그건 김효정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올림피아 티켓을 따낸 그녀는 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다고 한다.  

 

김효정은 사실 운동 엘리트는 아니었다. 오히려 운동과는 거리가 먼 디자인 쪽 학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피트니스계에 입문한 이후로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았다. 그녀가 처음 나간 대회는 국내에서 최상위 선수들만 모였다는 나바 GP 였다고 한다. 그 뒤 김효정은 첫 대회를 뛴 지 3년 만에 IFBB 프로카드를 획득했다. 첫 프로 데뷔전에선 최사라, 송아름 등 쟁쟁한 비키니 선수의 뒤를 바짝 쫓아 프로전 3위에 올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그녀는 꿈의 무대인 미스터 올림피아 출전권을 따낸다. 

 

김효정의 커리어만 보면 그녀의 선수 생활은 더할 나위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운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녀의 선수 생활은 어떠했을까. 그 속사정을 들어보기 위해 김효정을 만나보았다. 

 

이하 김효정과의 일문일답.

 

 


▲사진=김효정 제공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IFBB 프로 김효정입니다. 현재 비키니 선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Q. 한국 선수 중에서 올해 올림피아 티켓을 가장 먼저 끊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너무 행복했어요. 말로 더 표현할 수 없이 좋았고, 기회가 주어진 만큼 목표를 더 높게 잡고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어요. 

 


▲사진=개근질닷컴

 

Q. 비키니 선수 활동은 어떻게 하게 되신 거예요?

 

트레이너를 하다가 시작했어요. 저는 원래 운동 쪽 전공이 아니었어요. 패션디자인 전공을 살려서 서울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너무 박봉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몸이 많이 약했어요. 디자인 일을 하다 보니까 허리도 많이 아프더라고요. 

 

그때 제 주위에 운동하던 분들이 많았어요. 지금 일하는 빌리프짐 대표님이 고향 오빠예요. 주변 환경도 그렇고 몸도 아프고 서울살이도 해야 하고, 여러 계기로 운동의 세계로 뛰어들었어요.

 

Q.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선수 활동을 시작한 건가요?

 

대회부터 나갔어요. 주변에 보디빌더분이 많아서 그럴 수 있었어요. 저는 첫 대회부터 나바코리아 GP라는 제일 큰 대회를 나갔어요. 그때가 2015년 9월이었어요.

 

사실 그때 제가 몸이 되게 좋은 줄 알았어요. 고등학교 때 되게 말랐었는데, 마르면 근육도 잘 보이고 하잖아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조소 전공을 했어요. 무거운 걸 막 뜯고 하다 보니까 알통도 있었어요. 몸도 마르고 알통하고 복근도 있고 해서 자신감 있게 대회에 나갔는데 그때 깨닫게 된 거죠. 여기는 어마어마한 세계구나 하고 말이죠. 그때부터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사진=김효정 제공, 김효정 선수(왼쪽에서 네 번째)

 

Q. 올림피아는 언제부터 꿈꿨나요? 

 

2018년도부터였어요. 우선 제가 대회를 처음 뛴 당시에는 머슬마니아랑 나바코리아밖에 몰랐어요. 근데 제가 박봉이어서 운동 쪽으로 왔다고 했잖아요. 머슬마니아에 나가기에는 의상에 돈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당장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다가 IFBB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런데 당시 한국에서는 IFBB 프로 카드를 딸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모델 서치라는 해외 대회를 나가게 됐죠. 모델 서치는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열리는 서브 스포츠 경기예요.

 

그때는 모델 서치에 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던 시절이었어요. 모델 서치와 올림피아 본선이 같이 열렸고 선수들이 한 대기실을 썼어요. 그때 대기실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예쁜 거예요. 그러니까 진짜 올림피아 탑 프로들이었던 거죠. 그때는 누군지도 모르고 와 진짜 이쁘다 하고 봤어요. 돌아와서는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올림피아를 꿈꾸게 된 것 같아요.

 

Q. 닮고 싶은 몸이 있나요? 

 

네, 당연히 있죠. 그때 모델 서치 대기실에서 처음 봤던 선수가 안젤리카였고 그 선수가 그해 미스 올림피아를 하던 해였어요. 무대에서 보는데 눈물이 나는 거예요. 너무 예뻐서요. 몸이 진짜 이렇게 조그마한데 막 빈틈없이 채워진 바비 인형 같은 몸이더라고요. 저는 아직도 안젤리카 같은 몸이 되고 싶어요.

 

Q. 그럼 본인의 강점을 말해준다면요.

 

장점이 뭘까 매번 고민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큰 장점이 없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올림피아 간다고 하니까 좀 부끄럽기도 하고 제 몸에서 부족한 게 많이 보여서요. 그래도 어떻게 보면 밸런스가 좋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사진=개근질닷컴

 

Q. 올림피아를 위한 훈련 전략은 무엇인가요? 

 

전체적인 몸 사이즈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균일한 밸런스가 장점이라고 했는데, 대신 다른 부분이 부각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사이즈를 많이 키우기엔 늦었지만 내년에는 이걸 계기로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올림피아 전후 일정은요.

 

지금 계획은 10월에 있는 베트남 대회에 나갈 예정이에요. 우선 베트남 대회에 나가고 보완점을 수정해서 미국 가는 걸 목표로 두고 있어요. 그런데 올림피아 대회가 중요한 만큼 그 전에 힘을 빼야 될까 아니면 올림피아 갔다가 그다음에 다른 대회를 나가야 될까 아직도 고민 중에 있어요. 

 

Q. 송아름, 전다혜 선수도 올림피아 비키니 부문에 출전하더라고요. 

 

두 분 다 멋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름 언니는 제가 운동 시작할 때부터 멋있다고 생각했던 분이었어요. 왜냐면 언니도 저처럼 다른 일을 하다가 운동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꾸준히 발전하잖아요. 그 부분도 너무 멋있고 함께 가게 돼서 너무 영광이에요. 다른 한 분은 제가 이번에 아마추어 올림피아 때 직관했어요. 보면서 '몸이 왜 이렇게 좋아. 진짜 미쳤다'라고 생각했어요. 역시 함께 가게 되어 너무 영광입니다. 

 

Q. 이번 올림피아의 실질적인 목표가 궁금해요. 

 

보통 16등 안쪽으로 순위가 랭크되잖아요. 우선 16등 안에 드는 게 목표고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사진=김효정 제공, 김효정 선수(왼쪽)

 

Q. 선수 활동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면요. 

 

첫 프로 데뷔가 기억에 남아요. 제가 2018년도에 프로카드를 땄는데 20년도에 첫 프로쇼를 준비하다가 골반이 부러졌어요. 부상이 있으면 긴 시간 운동을 못하잖아요. 걷지도 못한 상태였으니까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어요. 그러다가 시합에 나갔는데 그때 생각보다 되게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부상도 있었고 활동한 지도 오래돼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리고 당시 코로나 때문에 해외 대회에 못 가니까 한국 내 어마어마한 선수들이 몰아서 나온 프로쇼였어요. 그때 1등이 사라 씨 2등이 아름 언니 그리고 제가 3등이 됐는데 너무 말도 안 되는 성적이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된 것 같아요. 

 

Q. 얘기를 들어보니 선수 생활이 되게 잘 풀린 것 같아요. 

 

사실 여러모로 운이 되게 좋았어요. IFBB 프로 전에는 나바코리아에서 계속 그랑프리를 했어요. 근데 그럴 수 있었던 계기가 여럿 있었어요. 그중 하나가 공연 알바예요. 운동하려면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잖아요. 일일 알바도 하고 공연 알바를 했는데, 어쩌다 보니 마카오나 말레이시아 중국 같은 데 가서 댄스 공연까지 하게 됐어요. 사실 저는 춤을 아예 못 췄는데 진짜 운이 좋았던 거죠. 춤은 못 추니까 포인트 제스처나 이런 것들을 익혀서 왔어요. 그러다 보니 대회에서 쇼맨십이 좋다는 평도 받았고요. 그런 운이 많이 따라주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데 항상 그런 것들 때문에 스스로에게 '야, 너도 멋있어' 이런 말을 하지 못했어요. 운동 경력도 길지도 않다 보니까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회도 자꾸 나가서 그랑프리를 노렸던 거고 IFBB 프로라는 것도 되고 싶었고요. 다행히 지금까진 운이 잘 따라주고 있어요.

 


▲사진=김효정 제공

 

Q.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부상당하기 전후였던 것 같아요. 사실 부상당했을 때는 많이 힘들진 않았어요. 오히려 그때는 저를 재정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당시에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되게 얽매였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친한 친구한테 '누가 나 차로 쳐줬으면 좋겠다' 이런 소리를 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실력은 부족한데 주목을 먼저 받은 케이스였던 거예요. 그래서 제가 운이라고 표현했어요. 사실 운동이 1~2년 만에 발전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더 이상 제가 보여줄 게 없는데 시합은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친구한테 '야 나 차로 누가 좀 쳐줬으면 좋겠다' 하니까 진짜 차 사고를 당했어요. 처음엔 너무 힘들어서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지 싶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그 시기가 있어서 공부도 되게 많이 하고 회원님도 더 이해하고 급한 마음도 달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개근질닷컴

 

Q. 성적 말고 다른 목표가 있나요?

 

네, 홈트나 온라인 강의를 활성화하고 싶어요. 제가 사실 비키니 선수를 하기에 좋은 체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키니 선수분들은 어깨 넓고 허리도 얇고 골반도 있는 상태여야 하잖아요. 도화지가 넓어야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요. 그에 비해 저는 키도 작고 몸도 왜소해요. 그런데 회원님이나 일반인 분들이 저를 보고 용기를 많이 얻는다고 하더라고요.

 

제게 직접 와서 배우면 좋지만 시간과 여건이 안 되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래서 전에 시간이 있었을 때는 여기서 홈트 클래스도 열었었어요. 일반인 대상의 클래스를 주기적으로 열었는데 올림피아를 다녀오면 다시 그런 클래스를 열 생각이에요.

 

Q. 김효정 선수만의 좌우명이 있나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게 참 웃기지만 제가 실제로 경험한 거예요.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긍정적인 것이 좋다고 많이 말하는데 저는 사실 믿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잔인하게 '너는 부족해. 너는 더 열심히 해야 해' 이렇게 생각해야만 제가 더 달려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런 운동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가 골반이 부러지고 끝까지 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아니야 될 거야'라고 생각을 비워버리니까 진짜 됐어요. 이번 올림피아도 저한테 기회가 주어졌잖아요. 사실 우리나라에 어마어마한 선수분들이 많이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 잘 풀린 것 같아요. 

 

사실 시합 준비하는 분들은 다들 힘들고 무섭고 자기 몸이 작아 보이고 하잖아요. 근데 저는 그럴 때마다 결국 될 거라고 생각하면 운동도 더 잘 되고 다른 일들이 잘 해결되는 것 같아요. 그게 결국엔 저를 이끌어 주는 힘인 것 같습니다.

 


▲사진=김효정 제공

 

Q. 본인만의 휴식 방법이 궁금해요.

 

제가 골반이 부러지기 전에는 취미 생활을 엄청 많이 했어요. 서핑, 수상스키, 스노보드, 클라이밍 이런 취미생활로 운동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골반이 한 번 부러지고 나서는 몸을 좀 사리게 됐어요. 그래도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있어야 해서 요새는 해부학을 공부하거나 운동을 더 배우러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어요.

 


▲사진=개근질닷컴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요.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앞으로 저희 이런 보디빌딩이나 피트니스 문화가 관람 문화로 변화가 되면 좋겠어요. 제가 IFBB 프로 코리아 쪽에서 일을 도와주면서 느끼는 게 당신 멋있어 이렇게 열광하는 팬분들이 실제로는 안 오세요. 자기 가족이 대회를 나갈 때도 티켓값을 너무 아끼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요즘 영화도 일반 좌석이 만 오천 원씩 하잖아요. 프리미엄 좌석들은 더하고요. 영화를 관람하는 것처럼 보디빌딩 피트니스 문화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디빌딩 대회를 관람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김승호 (zahir@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3-08-29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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