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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FBB 프로 김진혁, "27살? 서울대 출신? 제 머릿속엔 올림피아 뿐이죠" (영상)

등록일 2023.12.13 12:0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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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군대에서 백기훈 선수 보면서 보디빌딩 꿈꿔”

“에타에 악플도 즐비해, 그래도 동기들은 많이 응원”

“재능 묻히는 어린 보디빌더들 많아, 나중에 이정표 역할 하고파”

 


▲사진=개근질닷컴

 

[개근질닷컴] 더는 유망주라고 부를 수 없겠다.
27세라는 젊은 나이, 선수 생활 6년 만에 프로가 된 김진혁 얘기다.

 

지난 11월 19일(일)에 있었던 AGP 필리핀 프로퀄리파이어 클래식피지크 부문에서 오버롤을 달성하며 IFBB 프로 자격을 획득한 김진혁. 사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보디빌더가 될 생각을 못 했다고 한다. 그저 운동을 좋아하던 학생이었다고. 
보디빌더의 꿈을 꾸기 시작한 건 군대에 가서부터다. 이기자 수색대에 복무했던 김진혁은 체단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보디빌딩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그 무렵에 접한 백기훈 선수의 시합 영상은 보디빌더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혀줬다. 
트레이너로 살아가겠다는 서울대생의 선택은 분명 일반적이지 않았을 터. 주변의 반대는 없었을까.

 

'마인드 머슬 커넥션'
완전체를 꿈꾸는 보디빌더, 김진혁을 개근질닷컴이 만났다.

 

 

이하 김진혁과의 일문일답.

 


▲사진=개근질닷컴

 

Q. 개근질닷컴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AGP 필리핀에서 운 좋게 프로 카드를 딴 IFBB 클래식피지크 프로 김진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IFBB 프로 되신 것 축하드려요. 당시 기분은 어땠나요?
 

일단 너무 기분 좋았어요. 프로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는데 눈물이 살짝 나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 전주에 열렸던 몬스터짐 대회에서 프로가 되는 게 목표였는데, 거기서 아쉽게 체급 2등을 했어요. 당시 체급 1등 하신 분이 프로가 되셨고요. 너무 아쉬웠죠.

 

그러고 나서 일본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인스타에 AGP 필리핀 참가 신청이 오늘까지라고 뜨는 거예요. 일본 대회까지 차마 못 기다리겠어서 바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어요. 좋은 결과를 얻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김진혁 제공

 

Q. 상당히 이른 나이에 프로가 되셨어요.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운동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3년부터 했어요. 그 뒤 군 생활하면서 선수로서 꿈을 키웠고 2018년도에 전역하면서부터 보디빌딩을 제대로 시작했어요. 당시 주니어로 첫 출전해서 3위, 그리고 2019년도에는 주니어 1위를 했어요. 2020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시합을 못 뛰었고요. 2021년과 2022년도에 지역대회 그랑프리를 하고 나바에서 체급 3위를 했죠. 그리고 올해 운이 좋게 IFBB 프로카드를 취득하게 됐습니다.

 


▲사진=김진혁 제공

 

Q. 서울대 출신이더라고요.

 

서울대 입학 전부터 운동을 하긴 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부터 시작했는데 사실 저희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께서 보디빌더셨어요. 강경원 선수님 훈련 파트너였다고도 하시더라고요. 선생님 덕분에 당시 가장 좋은 헬스장 중 하나였던 한성대 바디스타에서 굉장히 저렴하게 운동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주변 고등학교 친구들도 전부 다 헬스를 하니까 나도 해야겠다 싶었죠. 10시에 야자가 끝나면 바디스타 가서 12시까지 운동하고 다시 독서실 가서 2시까지 공부하고 이렇게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보디빌더에 대해서 관심도 갖고 군대에서 영상도 찾아봤어요. 그런데 영상에서 낯익은 얼굴이 나오는 거예요. 한성대 바디스타에서 항상 봤던 백기훈 선수였어요. 그분 시합 영상을 보면서 '나도 보디빌더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개근질닷컴, 백기훈 선수, 2021 MN 코리아 챔피언십

 

Q. 진로가 중간에 바뀌신 거네요?

 

네, 사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보디빌더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어요. 군대 환경의 영향도 있었죠. 제가 육군 수색대를 나왔는데 주변에 운동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중에서 몸으로 최고가 되고 싶다고 생각도 했고요. 제가 체단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몸으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고 느꼈어요. 싸지방에서 보디빌딩 영상도 찾아보고 백기훈 선수도 보면서 보디빌딩을 해봐야겠다고 결국 마음먹었어요. 전역 후에 바로 휴학하고 그때부터 트레이너를 하면서 시합을 준비했던 것 같아요.

 

Q. 안 좋은 얘기도 많이 들으셨다고요. 특히 에타에서 ‘학교 망신이다’ ‘회원에게 약물을 권유한다’ 등의 악플도 있었다고.

 

그것 때문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대중 앞에 서고 입에 오르내리는 일들이요. 사실 저는 악플에 많이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제가 만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여자 친구나 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이 그런 걸 보는 게 신경 쓰이는 거예요. 거기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거죠.

 


▲사진=개근질닷컴

 

Q. 실제 주변인이나 동기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커뮤니티에서 왜 트레이너를 하냐는 말이 있다고 했잖아요. 비슷한 경우로 7급이나 9급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을 굉장히 욕했던 일도 있었어요. 왜 서울대까지 와서 공무원 하냐 등 거기서는 다 급을 나눠서 얘기하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동기들은 저를 부러워하는 경우도 있고 많이 응원도 해줘요. 저희 학과가 상경 계열이다 보니까 동기들도 거의 정해진 길이 있어요. 회계사 CPA를 준비한다든지 대학원을 간다든지요. 대부분 그중에 선택하는 거죠. 그런데 저는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했고 그걸 업으로 삼아서 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그걸 굉장히 부러워하더라고요.

 


▲사진=김진혁 제공

 

Q. 현재 트레이너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시나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현재 성공한 보디빌더라고 보기 힘들기도 하고요. 친구들은 사회초년생 시기를 보내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 저는 이제 갓 프로카드를 취득했잖아요. 앞으로 프로전도 준비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 올림피아에도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라 미묘한 불안감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 친구들의 삶을 살아본 건 아니라서 함부로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안정적인 삶이라는 측면에서는 동기들이 걸어가는 길이 나아 보인다고 생각해요.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트레이너가 아니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면서 나만의 운동을 하는 삶도 상상해 본 적은 있어요.

 

Q. 보디빌딩이 대회 성적과 수익이 직결되는 구조가 아니잖아요.

 

맞아요, 그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풀리지 않는 고민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보디빌딩 종목은 메이저가 되기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해요. 약물 관련 이슈도 있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한계가 있죠.

 

저도 거기서 딜레마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자금력이 없으면 점점 몸을 만들기 어려워지는 것도 느껴요. 나는 정말 운동이 좋아서 보디빌더가 된 건데 자꾸 대중 앞에 서야 하고 그래야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고, 또 스폰서십이 붙어야 더 큰 무대도 도전할 수 있고요. 처음에는 정말 운동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적성에 맞지 않지만 타인 앞에 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프로로서 활동하고 싶고 올림피아에 가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니까요. 이건 제 적성에 맞고 안 맞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에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면 하고 싶은 것만 해서는 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잘 못하는 부분도 노력하고 있어요.

 

▲사진=김진혁 제공, 2018 피트니스스타 용인

 

Q. 경기 얘기를 해볼게요. 첫 대회에서 클래식 종목으로 출전하셨어요.

 

처음에는 제가 뛸 수 있는 종목에 나간 거예요. 무슨 생각이 있었다기보다는 체중이 딱 맞아서 준비한 거죠. 제가 알기로는 그때 모델 종목 선수들이 클래식으로 중복 출전을 많이 하셨는데, 체형적인 부분에서 제가 조금 더 낫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클래식 종목으로 더 준비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실 당시에는 클래식이 대세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클래식피지크가 막 생겨나던 시기였으니까요.

 


▲사진=김진혁 제공, 2022 나바 GP 경기

 

Q. 보디빌딩 종목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셨는데, 다시 도전할 계획은 없나요?

 

제가 꿈꾸는 몸은 항상 오픈 보디빌딩인데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건강이라든지 여러 측면에서요. 그리고 저는 팔이 약점인데, 기본적으로 사지가 좋아야 보디빌딩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물론 약점 부위를 열심히 해서 채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사실 이번에 해외 가서 외국 친구들을 보고 많이 느꼈어요. 어쩌면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친구들이구나 라고요.

 

가지고 있는 유전자 자체가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까지는 막연히 열심히 하면 가장 크고 좋은 몸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직접 보고 나니까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저는 오픈 보디빌딩을 하고 싶지만 잘할 수 있는 건 클래식피지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김진혁 제공

 

Q. 실제로 클래식피지크에 걸맞은 체형이라는 평이 많아요.

 

약점인 팔을 해결한다면 국내 보디빌더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전에 보디빌딩적 요소가 먼저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체형은 정말 마지막에 보는 거고 그 전에 컨디셔닝 같은 부분이 다 갖춰졌을 때 체형이 힘을 발휘하는 거죠. 제가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그에 앞서 모든 부분에서 더 나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프로카드를 거의 6~7년 만에 땄어요. 올림피아 진출은 언제 하실 건가요?

 

내년에 하고 싶어요. 사실 시합이 끝나고 하루 이틀 정도 좋았었고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순간부터 올림피아에 꽂혀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계속 식단을 하면서 밀어 넣고 있고 운동 강도도 최대한으로 하고 있어요. 당장 내년에 어떤 시합을 뛸지 구체적인 계획도 잡아 놓은 상태고요. 설령 계획대로 안 되더라도 30세 이전에는 무조건 올림피아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사진=개근질닷컴

 

Q. 어떤 대회를 염두에 두고 계세요?

 

저는 내년 8월에 열리는 텍사스 프로에 출전할 계획이고, 1등 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해 나갈 예정입니다. 박재훈 선수께서 우승하고 올림피아로 직행했던 대회예요. 만약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프로쇼 2개 정도는 더 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해외 프로쇼에 출전하는 국내 선수들이 굉장히 많아진 것 같아요.

 

스포트라이트가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국내 프로쇼가 당연히 집 앞마당이니까 준비하는 게 편하죠. 숙소도 그렇고 환경도 전부 알고 있고요. 그런데 국내에서 프로쇼를 준비했을 때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지들도 사람이잖아요. 올림피아에 만약 가게 됐을 때 자주 보던 얼굴이면 아무래도 시선이 한 번 더 가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해외 선수들과 경쟁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주목도도 다르고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국내 시합을 준비하다가 코치님과 의견을 나누고 텍사스 프로로 결정하게 된 거예요.

 


▲사진=김진혁 제공, 김진혁(오른쪽)

 

Q. 운동 얘기도 해볼게요. 평소 루틴이 어떻게 되나요?

 

저는 약점 부위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이번 시즌에는 후면 사슬 쪽 근육인 엉덩이와 햄스트링에 포인트를 두고 시합 준비를 했어요. 완벽하게 보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1년도 그 약점을 잡으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팔 근육에 대해서도 스스로 인지하고 있어요. 저는 약점이 있다면 그 부위 운동을 잘 못해서라고 생각해요. 물론 체형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죠. 저 같은 경우는 팔이 긴 편인데 이두 피크가 짧다 보니까 토크 값이 이두에 잘 걸리지가 않고 전완에 텐션이 들어가는 편이에요. 그 문제를 빈도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약점 부위 위주로 운동하는 거고요. 몇 분할로 나눠서 딱 계획대로 하기보단 약점 부위가 회복이 다 되면 다시 그 부위 위주로 운동을 하는 편입니다.
 

Q. 운동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마인드 머슬 커넥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운동할 때 해당 부위에 대한 집중력을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보조제도 뇌 건강 쪽으로 신경 써서 섭취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힘들다 보면 자극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냥 하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운동 후반부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사진=개근질닷컴

 

Q. 마인드 머슬 커넥션을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는 루틴도 알려주세요.

 

아무래도 선피로를 많이 활용하면 도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혹은 동작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선행 동작을 하면 자연스럽게 마인드 머슬 커넥션도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가슴 운동할 때 팩덱 플라이로 혈류를 최대한 모아주고 시작한다든가 혹은 후면 어깨 운동으로 가동성을 확보한다든가 하는 루틴이 있죠. 혈류를 최대한 모아두고 운동하는 게 효과적이더라고요.

 

Q. 세트 훈련법은요? 

 

비시즌에는 탑세트 쪽을 많이 활용하는 것 같고 시즌에는 힘의 손실이 나지 않게끔 고반복 위주로 많이 훈련하고 있어요. 고반복 운동할 때는 여러 운동을 묶어서 하던지 드롭 세트 같은 걸 활용해요. 시즌 비시즌 운동은 좀 다르게 진행하고 있어요.

 


▲사진=김진혁 제공, 비시즌 일상

 

Q. 요즘 비시즌일 텐데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지금 머릿속에 올림피아밖에 없어요. 부족한 매스, 컨디셔닝 그리고 약점 부위에 대한 훈련을 생각하면서 주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시즌보다 식단은 러프하게 하고 있긴 한데, 내년 8월 텍사스 프로까지 약점을 최대한 메꾸려고요. 심지어 제가 제한 체중이 6kg이 남아 있어요.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6kg을 채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하려고요.

 

Q. 대회 전 영상에서는 프로쇼 끝나고 여행을 가신다고 하셨던데요.  


원래 제가 재팬 프로퀄리파이어를 뛰려고 했잖아요. 그런데 필리핀에서 프로카드를 따게 돼서 일본은 그냥 여행으로 갈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월요일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돌아왔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일본은 목요일 출국이었었거든요. 몸에 부종도 찰 것 같고 정신적으로 힘들다 보니까 일본은 취소하고 전주로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전 이것으로 충분히 놀았어요.

 


▲사진=개근질닷컴 유튜브 영상 캡쳐

 

Q.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요.

 

저는 이승철 선수를 제일 좋아합니다. 어떤 영상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영상 속 이승철 선수가 ‘나는 젊은 날 놀았던 적이 없다’고 얘기하시는 장면을 봤어요. 매 순간 훈련하고 식단하고 그다음 훈련을 위해서 휴식을 취하고 이런 것들을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해오셨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경외감도 분명히 갖고 있고요. 저도 선수로서 꿈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이승철 선수가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걷고 싶다는 마음도 한 켠에 있다 보니 굉장히 존경하게 되더라고요.

 


▲사진=개근질닷컴

 

Q. 보디빌더로서 커리어 외에도 여러 목표가 있을 것 같아요.

 

보디빌더로서는 당연히 올림피아에서 최대한 높은 성적을 거두는 거예요. 그리고 만약 제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미련 갖지 않고 지도자의 길을 걷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방향성이 잘못돼서 재능이 묻히는 어린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금도 수많은 코치들이 있는데, 정말 그 선수에 대한 잠재력을 최대한 뽑아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갖고 있어요.

 

어린 친구들은 특히 케미컬 측면에서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고 생각해요. 정보도 부족하고요. 어떻게 보면 스몰 데이터와 경험에 기반한 거잖아요. 누가 봐도 헤비급 보디빌더가 될 수 있는 친구인데 잘못된 방법 때문에 일찍 은퇴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교육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어린 친구들이 꽃 피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말인데, 그게 그 말인가 싶기도 하네요.

 

어쨌든 다들 안 된다고 말하지만 대한민국에도 충분히 좋은 유전자를 가진 보디빌더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올림피아라는 무대에서 백인이나 흑인 중동 등 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걸 국내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일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저도 공부를 많이 하고 플레이어로서도 최대한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사진=김진혁 제공

 

Q. '김진혁'의 목표는요.

 

저는 사실 행복의 역치가 굉장히 낮은 사람이에요. 주변 사람에게 장난식으로 얘기하기도 해요. 나는 치킨 한 마리만 먹어도 행복하다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돈을 열심히 벌기도 하고, 명예가 중요한 사람들은 그 명예를 위해서 열심히 달려가잖아요. 저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청난 목표가 있지는 않아요. 제가 재능 있다고 말해주고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보디빌딩을 하고 있어요. 매번 도시락 싸주고 내조해 주는 여자 친구나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주는 코치님 등 이런 분들 덕분에요.


굳이 목표라고 한다면 재능 있는 어린 보디빌더들이 좀 더 잘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개근질닷컴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가 갓 프로가 돼서 이 자리에 서게 됐는데요. 당장 내년에 올림피아를 가고 싶다고 얘기하는 게 독자분들이 보시기에 꿈만 크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말로만 그치지 않게끔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한번 흥미롭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승호 (zahir@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3-12-1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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