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명 “안티 팬 덕분에 ’한주먹’ 탄생”

“재밌는 매치 언제나 환영, 내년에도 내추럴 vs 로이더 매치 계획 중”

“컨디셔닝만 잡으면 어떤 내추럴 선수가 와도 이길 수 있어”

▲사진=개근질닷컴

[개근질닷컴]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갈라지는 둔근, 거대한 매스를 가진 건 아니지만 그의 경기는 늘 보디빌딩 팬들을 설레게 한다.

현진명은 올해 총 3번의 경기를 치렀다. 선수로서 그리 많거나 적은 경기 수는 아니다. 경기력도 평범하다. 하지만 그 주목도는 여느 탑티어 프로 못지않았다.

첫 번째, ‘힘큐’ 김승규와 맞붙은 미스터 충남 경기. 현진명은 3번 포즈에서 흉근 볼륨을 뽐내며 충남보디빌딩협회 대표 선수임을 여실히 입증했다. 보디빌딩 팬들 역시 ‘역대급 다이어트’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 경기인 전국체전에서는 17명 중 17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본인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처참한 경기력을 인정했고, 커뮤니티에서는 ‘둔부 살인마’, ‘2연속 리버스 챔피언’ 등의 비하가 난무했다.

주눅 들진 않았다. 전국체전 직후 현진명은 부정적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준호클래식에 출전하는 패기를 보였다. 헬스 유튜버 ‘훈수두는 이코치’ 이해민과의 대결을 위해서였다. 결과는 패배.

궁금했다. 이 선수는 왜 이렇게 무모할까. 왜 끊임없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걸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한주먹의 둔부에 열광하는 걸까.

보디빌딩계 이슈人 현진명을 개근질닷컴이 만났다.

이하 현진명과의 일문일답.

▲사진=개근질닷컴

Q. 개근질닷컴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보디빌딩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현진명, 유튜버 한주먹입니다. 반갑습니다.

Q. 굉장히 다양하게 활동하고 계세요. 간단히 소개해 준다면요.

네, 우선 저는 보디빌더로 활동하고 있어요. 올해까지 충남보디빌딩협회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자유로운 영혼이 됐습니다. 유튜브 한주먹 채널과 피트니스 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샐러드집을 개업해서 가게 사장까지 하고 있는, 그냥 이것저것 다 하는 현진명입니다.

▲사진=유튜브 한주먹 채널 영상 캡쳐

Q. 보디빌더 얘기부터 해볼게요. 2012년에 운동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죠, 제가 첫 대회를 뛴 게 2013년도예요. 2012년부터 준비해서 대회를 나간 거죠. 턱걸이 딥스 같은 맨몸 운동은 2011년 군대에서부터 했습니다. 

Q. 첫 대회에 출전할 때부터 선수 활동을 염두에 두셨나요?

아니요. 그때는 그냥 한번 나가본 거예요. 당시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서 나름 유명했던 팀 타이거라는 그룹이 있었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들이 시합 권유를 했어요. 사실 처음 대회 준비할 때는 다들 그러잖아요. ‘내가 무슨 보디빌딩 대회를 나가냐’, ‘아니다 한번 해봐라 괜찮다’ 그렇게 해서 첫 대회를 나가게 된 거예요. 

▲사진=유튜브 한주먹 채널 영상 캡쳐

Q. 그때부터 쭉 대보협 쪽으로 활동하신 거죠?

네, 당시에는 대보협 대회밖에 없었어요. 몇 년 후에 머슬매니아가 나오고 이런 사설대회들이 활성화된 거죠. 그때는 미스터 천안, 미스터 서울 등 대보협 지역대회 쪽으로 활성화돼 있던 때라 저는 제 고향인 천안에서 출전하게 됐습니다.

전국 체전은 2019년도에 대표 선수로 발탁되면서 출전하게 됐어요. 그때가 약물 문제 때문에 보디빌딩이 시범 종목으로 강등됐던 해에요. 이걸 왜 말씀드리냐면, 당시 협회에서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선수를 내보내야 했는데 ‘얘는 100% 약물을 쓰지 않았다’고 확신해서 저를 발탁한 거예요.(웃음) 제 채널 보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제가 약 썼다고 하면 그건 사이코잖아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전국체전 대표 선수가 됐습니다.

Q. 옛날부터 약물 사용에 강경한 입장이었군요.

그때는 더 심했죠. 지금도 약물에 대해 심하게 얘기하면 질타를 많이 받잖아요. 옛날에는 언쟁도 많이 하고 고소, 고발도 하고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 때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보신 분들은 ‘쟤 참 일관성 있구나’ 이렇게 말씀하시죠.

▲사진=개근질닷컴, 제100회 전국체전 경기

Q. 꾸준히 내추럴을 고집하고 계신 거네요.

원래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대회를 계속 뛰면서 내추럴 자부심이라든지 약에 대한 혐오감 등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한 해 한 해 갈수록요.

지금은 내추럴 구분하는 방법 같은 걸 많이 알잖아요. 유튜브 영상이나 인터넷으로 많이 접하니까요. 그런데 예전에는 정보가 부족해서 진짜 많이 속았어요. 저도 주변에 운동하던 친구들이 내추럴이라고 거짓말한 경우가 많았어요. 저도 당하다 보니까 그런 감정이 더 심해졌죠.

Q. '페이크 네티' 말인가요?

그렇죠, 그리고 약을 쓰는 사람들이 몸 과시하는 게 솔직히 말하면 보기 싫었어요. 저는 그 효과가 되게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어쨌든 그런 걸 제가 표출하면서 그 사람들의 타깃이 되고 욕을 먹고 저는 또 그걸 보고 욕을 하고 이렇게 설전이 오가면서 반감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사실 그럴수록 가치관이 더 확고해지잖아요. 저는 약을 쓰는 사람들을 비하하고 그 사람들은 제가 몸이 안 좋다 이런 식으로 비하하고요. 그 과정에서 서로 인신공격도 하다 보니까 감정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사진=개근질닷컴, 제104회 전국체전 경기

Q. 그 얘기는 잠시 미뤄두고 경기 얘기부터 해볼게요. 전국체전에서 늘 성적이 아쉽다는 얘기가 많아요. 

그건 변명거리가 없어요. 전국체전은 한 번도 제대로 준비해서 나간 적 없는 것 같아요. 사실 미스터 충남 끝나고 그 상태를 이어갔어야 했는데 그때 마음고생이 너무 심하다 보니까 조금 놔버렸어요. 오히려 미스터 충남에 집중하고 전국체전은 죽을 쒀버렸습니다. 

▲사진=충남보디빌딩협회, 2023 미스터 충남 그랑프리전, 현진명 선수(가운데)

Q. 말씀하신 것처럼 미스터 충남에서는 오히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셨어요. 

다이어트가 더 됐냐 덜 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충남 경기 끝나고 더 감량해서 나가는 게 원래 목표였어요. 그런데 가정이 있는 입장이라 쉽지 않았어요. 사실 가족들도 고생이 많거든요. 제가 가족하고 휴가도 가고 사업 준비도 하다 보니까 전국체전에서는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스터 충남 때는 제가 선수 생활을 공약으로 걸었잖아요. 1등 못 하면 은퇴하겠다고요. 제가 목표가 있어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서 스스로 채찍질한 것도 있어요. 또 대결하는 선수가 저보다 경력이 한참 적은 선수이기 때문에 절대 지면 안 된다는 생각도 있었죠. 

Q. 다이어트할 때 탄수화물 사이클링을 선호하신다고요.

네, 3일에서 2일 정도 탄수화물 양을 줄여서 몸속 글리코겐을 고갈시키고 다시 충전했다가 다시 고갈시키는 걸 반복하는 다이어트인데요. 대사량을 떨어뜨렸다가 회복시키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제가 이 방법을 영상으로 소개한 걸 보시고 많은 분들이 누가 피자, 햄버거 먹고 다이어트를 하냐고 하세요. 사실 그 예시는 일반인분들이 편하게 다이어트하시라고 알려드린 거고 선수들이 적용할 때는 기존 식단에서 탄수화물 양만 높인다든지 하는 게 맞죠. 어떤 분들은 제가 시합 준비할 때도 그렇게 먹는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어쨌든 탄수화물 사이클링이 다른 다이어트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건 아니에요. 그냥 본인한테 맞는 걸로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저도 탄수화물 사이클링을 하긴 하지만 간헐적 단식도 해보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계속 시도해 보고 있어요. 

▲사진=개근질닷컴

Q. 보디빌더 현진명의 장단점은 뭘까요?

내추럴 보디빌더로 봤을 때는 볼륨감이나 사이즈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봅니다. 단점은 다들 아시다시피 다이어트 강도가 부족하고요. 그리고 요새 선수들 다이어트 강도가 워낙 좋잖아요. 무대에서 둔근이 안 갈라지는 선수가 거의 없더라고요. 사실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엉덩이까지 갈라지는 데피니션을 많이 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컨디셔닝이 우선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저 역시 그 점을 보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대보협이 특히 컨디셔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요?

요즘에는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컨디셔닝은 대보협이나 사설이나 일단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야 하고 거기서 이제 균형미라든지 볼륨감 차이를 보는 거죠. 어떻게 보면 옛날보다 보디빌딩의 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 같아요. 연령대에 비해서 몸 좋은 친구들도 많고요. 종종 대회 서포트를 가면 ‘저 나이에 저 몸이 가능하구나’ 싶은 선수들도 있어요. 지금은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 같습니다.

Q. 얼마 전에는 대보협 패널티를 받고 김준호 클래식 대회에 출전하셨어요. 

네, 대보협 선수 1년 자격 정지죠. 만약 제가 1년 쉬고 내후년에 대보협으로 들어간다면 복귀가 가능하겠지만 사실 유튜버로서 1년을 쉰다는 게 쉽지 않아요. 유튜버로서 제일 무서운 게 잊혀지는 거잖아요. 제 채널의 본질은 운동인데 시합을 안 뛰면 잊혀질 수밖에 없어요. 또 제가 시합을 뛰면 어떻게 되나 관심 갖는 분들도 많고요. 좋아하시든 안 좋아하시든 간에요. 그게 저도 하나의 콘텐츠라서 쉬는 건 고민 중입니다.

▲사진=유튜브 한주먹 채널 영상 캡쳐

Q. 패널티를 감수한 이유는요.

우선 이코치님이 먼저 제 영상에 댓글을 남기셨어요. 아마 제가 하급 로이더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말한 쇼츠 영상이었을 거예요. 거기다 이코치님이 본인이 하급 로이더 대표로 나갈 테니 한번 붙어보자고 댓글을 다셨어요. 그런데 이 코치님이 대보협 대회는 못 나가겠다고 그러더라고요. 대보협에서 받는 돈보다 더 많이 줄 테니까 김준호클래식에 나오라고 하셔서 제가 ‘돈은 됐다. 그냥 대보협 포기하고 나가겠다’ 해서 그렇게 된 거예요. 

저도 약간 그런 걸 즐겨요. 유튜버들은 어차피 천성 관종이기 때문에 관심받는 걸 좋아해요. 도전하는 것도 재밌고요. 그리고 저는 제가 이길 수 있을 줄 알았어요.(웃음) 타이슨 명언 중에 그런 말이 있잖아요. '처맞기 전까지는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요. 어쨌든 이코치님 덕분에 재밌는 경기를 치른 것 같아요. 

▲사진=한주먹 SNS, 현진명 선수(왼쪽에서 세 번째)

Q. 한주먹의 매치는 항상 화제가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게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럼 보디빌딩이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분들은 짜고 한다고 아시는데 전혀 그런 게 아니거든요. 힘큐나 이코치님과의 매치 모두 갑자기 도발이 돼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어쨌든 결론은 시합장에서 만나면 다 훈훈하게 끝나더라고요. 서로 고생한 거 아니까요. 

Q. 대보협 복귀 유무는 아직 안 정해진 거죠?

네, 그런데 아마 내년에는 시합을 다시 나가서 뭔가를 보여드려야 될 것 같아요. 전국체전 성적이 안 좋은 상태에서 길게 비시즌기를 가지면 아무래도 제가 못 참을 것 같아서요.

이번에는 다이어트 기간을 길게 잡고 1월 초반부터 시작해서 후반기에 시합을 나가는 걸로 생각 중이에요. 완벽한 컨디셔닝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리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출전 가능성이 높은 대회는 NPC 대회예요. 거기서 잘 되면 내추럴 프로에 도전을 한다든지 할 거고요. 많은 분들이 쇼미더바디 2를 하면 제가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세요. 제가 알기로는 입상 경험이 있으면 참가 조건이 안 되는 걸로 아는데, 만약 룰이 수정된다고 하면 무조건 나갈 의향이 있습니다.

Q. 보디빌더로서 이루고 싶은 커리어는요.

원래는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게 목표였어요. 지금은 내추럴 선수로서 ‘한주먹 정도면 내추럴 탑 클래스지’라는 인정을 받고 싶어요. 지금은 오로지 그거 하나인 것 같아요.

이때까지 자신을 높게 평가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제가 갈수록 자신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꼭 열심히 해서 자존감을 회복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그래도 한주먹이 내추럴 부심 부릴 만하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네요. 

▲사진=한주먹 SNS

Q. 운동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3대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무래도 프리웨이트가 기본이기 때문에 그것만 잘 깨우치면 어떤 기구 운동을 하든지 간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뭐든지 기본을 잘 익히시고 기구 운동을 하시는 게 튼튼한 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동도 운동이지만 영양을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운동을 오래 했는데 몸에 큰 변화가 없으신 분들이 영양 섭취를 제대로 안 하는 경우가 많아요. 매스 업하고 싶은 분들은 목적에 맞춰서 많이 드셔야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Q.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선수는요.

저하고 설기관 선수요. 사실 제가 자기애가 되게 강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저를 제일 좋아하고요. 주변에서 뽑자면 설기관 형님이요. 기관이 형님은 워낙 내추럴로 넘사이신 분이니까요. 저는 진짜 타 단체에서 어떤 선수를 비교해도 기관이 형은 못 이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설기관 선수가 내추럴로서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무대를 딱 보면 '진짜 아무리 열심히 몇 년을 더 해도 저 선수는 내가 못 이기겠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예요. 

▲사진=유튜브 한주먹 채널 캡처

Q. 유튜브 한주먹 얘기를 해볼게요. 채널명은 어떻게 지으신 거예요?

예전 유튜브를 하기 전 얘기인데요. 그 전부터 제가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많이 해서 인지도가 좀 있었어요. 당시 제 안티가 디시인사이드에 제 글을 썼어요. 그런데 현진명이라고 하면 고소당할 수 있으니까 한주먹으로 해서 썼는데, 그 글을 누가 캡처해서 저에게 보내준 거예요. 그게 너무 웃겨서 주변 사람들은 '주먹햄, 주먹햄' 맨날 이렇게 불렀어요.

처음에는 헬스튜브라고 채널 이름을 지었어요. 그게 너무 재미없으니까 뭐 없을까 고민하다가 ‘맞아, 한주먹 있었지’ 떠오른 거죠. 한주먹으로 재미 삼아 바꿨는데 반응이 좋아서 그렇게 된 거예요. 

▲사진=개근질닷컴

Q. 보디빌딩 갤러리 갤주라는 소문도 있어요. 

네, 그렇죠. 사실 그게 좋은 뜻인지 안 좋은 뜻인지는 모르겠는데, 거의 안 좋은 뜻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만큼 제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알고 있어요. 어쨌든 간에 관심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갤주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친구들이 저를 갤주라고 하면 그냥 그렇구나 생각하는 겁니다.

Q. 한주먹의 인기 비결이 뭘까요?

인기 비결이라고 하기는 좀 그래요. 그냥 일부러 만들어내지 않고 흔하지 않은 캐릭터로 나오니까 관심 가져 주시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이렇게 어그로를 끌려고 해도 못 끄는 사람이 많다고요. 근데 저는 어그로가 아니라 진심이니까 많은 분들이 재밌어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유튜브 시작하면서 한 5~6년 이상 그런 행동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일관성 때문에 좋아하는 분도 있고 싫어하는 분도 있지 않나 싶어요.

▲사진=유튜브 한주먹 채널 영상 캡쳐

Q. 논란인 발언이 꽤 있어요. 약을 쓰지 않아도 하급 로이더는 이긴다고 하셨던데요.

하급은 제가 이길 수 있습니다. 하급 기준을 제가 딱히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유튜브에서 말씀드렸던 기준은 페이크 네티 정도요. 내추럴하고 비빌 정도라서 복용 여부를 속이고 나가는 사람들이 하급 로이더 급이고, 중급 로이더는 IFBB에 도전한다거나 그 정도 레벨의 사람들, IFBB 프로라든지 나바 프로는 상급 로이더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한주먹'식 기준이군요. 

네 그렇죠. 사실 이번 김준호클래식 대회도 이코치님하고 저하고 대결이었는데 원두콩이라는 유튜버가 저를 저격을 하면서 셋이서 붙게 됐어요. 결론적으로는 제가 원두콩이라는 사람은 이겼거든요. 하급 로이더 한 명은 이긴 거잖아요. 이 얘기하면 또 욕먹긴 하는데... 어쨌든 이코치님한테는 졌죠. 이코치님은 하급 로이더는 아닌 것 같은 게 몸이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제가 비빌 급은 아니었어요. 

Q. 항상 최전선에 계시네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유튜브에서 약 쓰는 사람을 저격하는 사람이 거의 저밖에 없잖아요. 그분들도 당연히 제가 일 순위 타겟이 될 테죠. 저는 또 그렇게 나오면 마다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좀 느낀 게 그런 도발을 하려면 몸을 더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확정은 아니지만 내년에 계획 중인 매치가 있어요. 오짐의 오관장이라는 분인데, 그분이랑 잠백이 촬영하면서 얘기를 나눴어요. '시기가 맞으면 둘이 붙어보자, 내추럴 대 로이더 2탄을 만들어보자'고 얘기가 오갔어요. 그런데 오 관장님이 약물 주기를 맞추셔야 해서 시기는 정해져 있어요. 한 7~8월쯤으로요. 이런 거 저는 무조건 하기 때문에 아마 성사되지 않을까요? 이길 자신은 무조건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한주먹 영상 캡쳐

Q. ‘황철순만큼 약을 썼으면 크리스 범스테드 옆에서 베큠을 잡고 있겠다’는 얘기도 하셨다고.

그거는 이제 장난이죠. 그러니까 웃기라고 하는 말인데 하도 제가 로이더분들을 많이 비하하다 보니까 그것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건 구독자분들하고 옛날부터 하던 농담이거든요.

라이브 방송에서 술 먹으면서 ‘야 내가 약 썼으면 크범 옆에서 베큠 빨고 있지’ 이러면서요. 그런데 제 캐릭터상 그게 좀 논란이 됐던 것 같아요. 사실 그거는 '내가 돈 더 벌면 이재용하고 비슷비슷하지' 뭐 이런 거랑 비슷한 농담이라고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센터도 운영하시잖아요. 천안에서는 한주먹을 이길 수 없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네, 이런 말 자꾸 하면 안 되는데...(웃음) 유튜버를 하다 보면 도발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댓글들을 보다 보니까 스스로 열받아서 이런 말을 하는 거거든요. 사실 제가 그렇게 건방진 놈은 아니고요. 타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주고 계시니까 제가 자신감 있게 얘기한 거예요. 훌륭하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천안에서 저를 이길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고요. 그냥 그 정도로 자신감 있는 트레이너다 정도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한주먹 SNS

Q. ‘연봉의 10배’ 드립처럼 소통 방법이 상당히 거칠다는 얘기가 많아요. 

제가 악플에 대해서 대처한 내용들이 떠돌고 있는 건데요. 사실 유튜버면 악플을 봤더라도 그렇게 대응하면 안 되죠. 그런데 제가 순간순간 욱하는 걸 못 참아요.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하다가 화가 많이 나거든요. 특히나 다이어트할 때 좀 예민하잖아요. 그때 뭔가 하나 꽂히면 저도 악플러와 똑같이 대응해요. 그러면 유튜버가 손해인 게 제가 무슨 악플을 받았는지는 뜨지 않아요. 제가 쓴 글만 떠서 돌아다녀요. 그 사람이 여태까지 저한테 어떤 악플을 남겼는지 저는 다 알고 있잖아요.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죠. 사람들은 한주먹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거칠게 대응할수록 제가 손해인 거죠. 

▲사진=개근질닷컴

Q. 악플 상대하다 보면 정신적인 데미지가 축적될 것 같아요.

저는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화가 많이 났는데 요즘에는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꽤 있어요. 어느 정도는 진짜로 훈련이 되기도 해서 내성도 많이 생겼어요.

그리고 지금은 딱히 별생각 없습니다. 예전에는 되게 힘들고 화났던 적이 많았는데 신경 안 쓰다 보니까 악플도 슬슬 줄더라고요. 또 너무 심한 악플 다는 분들은 제가 다 그냥 차단하거든요. 안 보는 게 제일 낫더라고요. 예전에는 일일이 대응해서 문제가 됐던 건데 지금은 거의 차단하고 안 보고 있습니다.

Q. 멘탈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비결이 있나요?

10년 내공 덕분 아닐까요. 사실 사람이 한 번에 악플을 많이 받으면 되게 힘들거든요. 만약 좋은 이미지의 유튜버가 갑자기 악플을 많이 받으면 힘들겠죠. 저 같아도 그건 힘들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수많은 악플에 몇 년 동안 내공이 생긴 거잖아요. 캐릭터 자체가 악플을 받을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페이스북 때부터 진흙탕 싸움을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내성이 조금 더 생겼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멘탈의 비결은 가족들이죠. 가족들이 있으니까 견뎌내야 된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가족들이 있으니까 요새는 좀 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애들이 많이 컸거든요. 아마 제가 결혼을 하지 않고 자식들 없었으면 지금보다 더 막 나갔을 수도 있어요.

▲사진=한주먹 SNS

Q. 따님도 가끔 방송에 출연하던데요.

귀엽게 봐주시니까 너무 감사하죠. 첫째 딸은 예전부터 유튜브에 많이 출연했었고 둘째 딸은 이제 두살 밖에 안 돼서 한창 이쁠 때잖아요. 가끔씩 나오는데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운동하지 말고 먹방하고 육아 유튜브나 해라는 분들이 많아요. 요즘 또 거의 비시즌이잖아요. 운동 유튜브가 좀 사그러드는 시기라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Q. 요즘 먹방 폼도 장난 아니라고요. 

이것도 잠깐 보여드리기식이고 시합 준비가 머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전에 먹는 것 좀 많이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밥 먹을 때 그냥 찍어서 올리는 거거든요. 먹방 하려고 찍는 게 아니라 평소 식사를 잠깐잠깐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한주먹 영상 캡쳐

Q. 드시는 양이 상당하던데요.

원래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운동하면서 점점 양이 늘더라고요. 보시는 분들이 많이 먹는다고 하시니까 ‘내가 먹는 양이 상당하구나. 진작에 먹방 유튜브나 할 걸’ 이런 생각도 했어요. 먹방하고 육아했으면 지기나 지피티 근처는 갈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도 가끔 합니다. 

Q.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나요?

우선 저는 못 먹는 게 없습니다. 덜 좋아하는 음식과 좋아하는 음식 이렇게 구분하지 안 좋아하는 음식은 없어요. 그때그때 당기는 음식이 다른데, 확실히 라면류를 많이 좋아해요. 가장 좋아하는 건 짜파게티, 짜파게티가 라면계에서는 최고죠. 그런데 이런 얘기를 보디빌딩 채널에서 해도 되나요?(웃음) 어쨌든 저는 라면의 근본은 짜파게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한주먹 SNS

Q. 들어보니 엄청 바쁜 삶을 살고 계세요. 원동력이 뭘까요?

제가 사실은 천성이 좀 게으른 사람이거든요. MBTI가 인프피(INFP)라고 약간 찐따 같고 상당히 게으른 성격이에요. 그래서 억지로 자신을 몰아붙일 상황을 만들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좀 퍼지거든요.

원동력은 가족이에요. 지금 저는 가족 때문에 더 열심히 살고 여러 가지 일도 하는 것 같아요. 그게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Q. 2024년 한주먹의 콘텐츠는요?

2024년은 그동안 선수로서 보여드리지 못한 걸 보여주는 한 해가 돼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어떤 방식이든 그런 컨디셔닝을 완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거는 그냥 제 자신감인데 컨디셔닝만 보장되면 저는 어떤 내추럴 선수한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만 잘 몰두해서 내년 후반기에는 꼭 역대급 몸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약속하겠습니다.

▲사진=한주먹 SNS, 2023 미스터 충남 시상식, 현진명 선수(왼쪽에서 세 번째)

Q. 보디빌더로서 목표는요.

아까 말씀드린 얘기인데, 기억에 남는 내추럴 보디빌더로 남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더라도 ‘몸 좋은 사람 누가 있었지’ 물으면 한주먹이라는 이름이 꼭 나왔으면 좋겠어요. 보디빌더로서는 그게 제 목표입니다.

Q. '현진명'으로서는요.

훌륭한 가장이 되고 싶습니다. 돈 많이 벌고 아이들 잘 보살피고 집에도 잘하는 그런 성공한 가장이 되고 싶은 게 제 목표입니다. 그래서 꼭 10배를 벌고 싶습니다.

Q. 오늘 인터뷰하면서 어떠셨어요?

제가 생업이 바쁘다 보니까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드디어 개근질닷컴과 인터뷰를 하게 됐네요. 예전부터 운동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2010년도 초반에는 모든 보디빌딩 정보를 개근질닷컴을 통해서 얻었어요. 거기서 시합 사진을 보고 대회 정보를 얻고 했었어요. 그래서 여기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한테는 엄청 큰 영광입니다. 인터뷰하러 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내년에는 좋은 쪽 이슈로 인터뷰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진=개근질닷컴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보디빌더로서 많이 부족한 현진명인데 많이 관심 가져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저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 때문에 제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30대 중후반인데 이제 시작이라고 보거든요. 아직 맥시멈을 보여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약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