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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인 최초 ‘내추럴 올림피안’ 최한진, “-90kg이 어떻게 내추럴이냐는 말? 아마 은퇴할 때까지 나오겠죠”(영상)

등록일 2024.01.10 12:0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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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진 "다음 목표는 올림피아 15위 내 진입"

"운동 스타일 계속 바뀌어, 지금은 테크닉보단 중량에 집중"

“종국이 형, 마선호, 우형재 선수 등 주변 도움 덕분에 벤웨이더 우승”

 


▲사진=개근질닷컴

 

[개근질닷컴] 또 최초다. 그의 기록은 다른 선수보다 늘 한발 앞서 있다. 

 

최한진은 ‘최초’ 기록을 많이 가진 선수다. 5년 전 최한진은 국내 최초로 IFBB 내추럴 프로카드를 획득했다. 같은 해 열린 IFBB 벤웨이더 내추럴 프로쇼에서는 보디빌딩 부문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4년 뒤 2023년, 최한진은 국내 내추럴 프로 최초로 올림피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다.

 

국내 내추럴 선수 중 최강자로 손꼽히는 최한진. 그러나 그에겐 늘 커리어 대비 인지도가 낮다는 느낌이 있다. 그가 SNS나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최근 몇 년간 선수로서의 대회 출전이 뜸했기 때문일까?

 

분명한 사실은 그가 안주하지 않았다는 것. 그가 남긴 여러 기록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올림피아는 어중간한 노력으론 도달할 수 없는 곳이다. 

 

평생 운동만 해온 '본 투 비 운동인' 최한진을 개근질닷컴이 만났다.

 

 

이하 최한진과의 일문일답.

 


▲사진=개근질닷컴

 

Q. 개근질닷컴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국내 내추럴 프로 최초로 올림피아에 진출하게 된 최한진 선수입니다. 반갑습니다.

 

Q. 벤웨이더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올림피아 티켓을 따내셨어요. 우승 당시를 떠올려본다면요.

 

그때 생각하면 일단 벅차오르죠. 종국이형 채널에 영상이 남아있으니까 저도 가끔 보고 있어요. 보면서도 내가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냈을까 생각하고 신기해하기도 합니다. 또 다음 것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고요. 다행히 도와주는 분들이 많으셔서 운 좋게 딴 것 같아요.

 


▲사진=최한진 공식 SNS, 왼쪽부터 김종국, 최한진, 마선호

 

Q. 벤웨이더 초대 우승자이기도 하세요.  

 

제가 내추럴 프로 카드를 따고 바로 벤웨이더 내추럴 프로쇼를 나갔어요. 1회 대회였는데 그땐 보디빌딩으로 우승하고, 4년이 지난 지금은 클래식피지크로 1등 해서 올림피아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Q. 국내 내추럴 프로 중 최초로 올림피안이 되셨어요. 다음에 달성할 최초 기록은 무엇인가요?

 

다음 목표는 올림피아 15위 안에 드는 겁니다. 올림피아에서는 15위까지만 순위가 정해진다고 들었어요. 16위 밑으로는 다 16위로 표시된다고 하더라고요. 내추럴 프로 중 대한민국 최초로 순위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최한진 공식 SNS, 벤웨이더 경기 영상

 

Q. 경기 얘기를 좀 더 해볼게요. 이번 대회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는데, 평소 개인 무대 전략이 궁금해요.

 

무대에서는 근육을 부드럽게 표현하려고 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육상을 하다 보니까 유연성이 괜찮아요. 또 연습을 통해서 많이 좋아지기도 했고요. 아무래도 유연성이 좋으면 포징할 때 더 부드럽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 아직 조금 부족한 상태여서 딱딱한 부분이 있는데 계속 갈고 닦아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같은 경우에는 퍼포먼스 준비를 많이 못 했어요. 뭔가 어설프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안 하는 것보다는 시도해서 또 다른 것들을 또 만들면 되니까요. 다음 대회 때는 조금 더 다듬어진 퍼포먼스를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NPC 공식 홈페이지, 최한진 선수

 

Q. 컨디셔닝이 되게 좋았다는 평도 많았어요. 

 

기본적으로 당연한 거지만 이번에 제 목표는 근육량을 많이 늘린 상태에서 좋은 컨디셔닝까지 가져가려고 했어요. 아무래도 그 두 가지를 같이 가져가려다 보니까 중간에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벤웨이더 대회 전에 도쿄 프로하고 AGP를 뛰었는데 그때 여러 가지 시도하다 보니까 실패도 하고 그랬죠. 그래서 마지막에는 제가 원래 하던 방식으로 했어요. 탄수화물을 많이 올린 상태에서 다이어트에 들어갔고, 그래서 마지막 벤웨이더 시합에서 컨디셔닝이 더 좋게 나왔지 않았나 싶어요. 

 

Q. 다이어트와 밴딩-로딩 방식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요.

 

저는 원래 시합이 가까워지면 식단 양과 운동 강도를 계속 올리는 스타일이에요. 지방을 먼저 다 빼고 탄수화물과 운동 볼륨을 쭉 올리면서요. 그런데 이번 도쿄 프로와 AGP에서는 영양을 한 번에 확 줄였다가 올리니까 힘이 없다든가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무대에서 보여줘야 할 때 오히려 많이 못 보여줬던 것 같아요. 벤웨이더 때는 원래 하던 방식으로 해서 더 힘이 있으니까 자신감 있게 무대를 펼친 것 같아요.

 


▲사진=유튜브 최초한진 채널 영상 캡쳐

 

Q. 이번 대회에서 다른 선수의 도움도 많이 있었다고요.

 

너무 고마웠죠. 대한민국 사람의 준비성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에 기본적인 오일만 바르고 올라갈 생각으로 아무것도 안 가져왔어요. 괜히 다른 거 발랐다가 감점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데 우형재 선수와 마선호 선수가 탄 작업에 많은 도움을 줬어요. 그것 때문에 반은 먹고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운이 되게 좋았죠. 그렇게 준비된 분들이 저를 도와주셔서 제가 좋은 무대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평소에는 주로 혼자 대회를 출전하신다고 들었어요. 

 

혼자 가거나 동생 한두 명 데리고 가죠. 해외 대회 같은 경우에는 크게 도와줄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평소 대회 준비할 때 아내가 정말 많이 도와줘요. 이번에도 마찬가지고요. 이젠 거의 실력자가 다 돼서 프로 못지않게 탄 작업을 너무 잘해줘요. 이번에도 휴가를 써서 대회 서포트를 해줬어요. 제가 대회 때문에 2주 동안 해외에 있어야 하니까 휴가를 안 쓰고 모았다가 저를 위해 사용한 거죠. 

 


▲사진=개근질닷컴

 

Q. 정말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네요. 올림피아는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계세요?

 

큰 욕심은 없어요. 어렸을 때 보디빌딩을 시작하고 나서 가진 꿈이 올림피아 무대를 오르는 거였어요. 그래서 무대에서 포징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조금 더 욕심낸다고 하면 작년보다 더 발전된 몸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Q. 그걸 위한 운동 전략은요?

 

아직 디테일하게 생각하진 않았어요. 지금은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아무래도 시합을 9개월 동안 뛰다 보니까 몸이 많이 처져 있어서요. 지금은 주 3회 정도 운동하면서 부상 케어와 회복에 힘쓰고 있어요. 그게 끝나면 본격적으로 코치도 갖추고 영양도 계획해서 진행해 볼까 합니다.

 

Q. 유명 선수들이 포진한 클래식피지크에 출전하게 됐어요. 가장 신경 쓰이는 선수는 누군가요?

 

글쎄요,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선수는 있을 뿐 아직까지 경쟁자로 신경 써야겠다는 선수는 아직 없어요. 일단 가봐야 알 것 같아요. 처음이다 보니 어떤 분위기인지도 모르겠어서요. 올해 가보고 내후년에 또 나가면 그때 제대로 목표를 잡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누구나 아는 크리스 범스테드라든지 탑 3 선수들은 몸이 너무 예쁘기 때문에 닮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사진=최한진 공식 SNS

 

Q. 내추럴 선수 중에서도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계세요. 그렇다 보니 약물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고요.

 

계속 말이 나오고 있긴 하죠. '-90kg이 어떻게 내추럴 선수냐, 말도 안 된다' 같은 얘기요. 그런데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만큼 운동을 많이 했고 실력도 있고 수행력도 되기 때문에 충분히 만들 수 있는 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저를 응원하는 분들에 대해서 좀 더 신경 쓰고 있어요.

 

결국 은퇴할 때까지 말이 계속 나오겠죠. 만약 약물 문제를 제가 계속 신경 쓴다면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을까요? 잘하고 열심히 하는 거에만 집중해도 될까 말까인데, 거기에 휩쓸리다 보면 여러모로 더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가는 길 그대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어렸을 때 육상 선수를 해서 하체가 좋으시더라고요. 보디빌딩에 도움이 많이 됐나요?

 

영향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체는 유전적으로 좋았는데, 그런 요인을 어렸을 때는 몰랐어요. 성인이 되고 나니까 아버지의 두꺼운 허벅지와 종아리를 나도 잘 타고 났구나 알게 됐죠. 

 

오히려 육상할 때는 무거워서 뛰기가 힘들었어요. 힘은 좋지만 스피드가 떨어져서 기록 내기가 조금 힘들었죠. 보디빌딩을 하면서 하체가 받쳐주는 힘과 안정적인 면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하체가 좋으면 호르몬 분비도 많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제 주 무기가 하체이기 때문에 하체를 빼놓고 저를 얘기할 순 없죠. 

 


▲사진=유튜브 최초한진 채널 영상 캡쳐

 

Q. 운동 얘기를 해볼게요. 평소 4분할로 운동하신다고 들었는데, 운동 스타일이 궁금해요.

 

스타일은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19년도 쯤에는 슈퍼 세트, 트라이 세트 등 테크닉을 많이 활용하면서 컨디셔닝을 올리려고 노력했어요. 당시에는 몸에 맞고 좋았다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4분할로 운동 방식을 바꿔서 중량을 좀 더 올리고 단일 세트로 많이 해요. 저에게 맞는 운동 방식을 계속 찾아가는 것 같아요. 올해 들어갈 때 또 뭔가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르죠.

 

Q. 중량에 집중한 운동 스타일로 바꾼 계기가 있나요?

 

계기보다는 여러 의견을 받고 수용하는 거예요. 이렇게 해봐라 했을 때 저에게 맞는 것 같으면 그 운동 방법으로 바꾸고 아니면 그냥 제 운동 방식으로 가는 거죠. 예전에는 횟수와 세트를 많이 하면 좋은 줄 알았어요. 물론 그때 당시에는 좋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또 지금 방식이 힘을 덜 쓰면서 볼륨감 같은 것들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운동에 대한 의견이나 조언은 주로 숀리 선생님에게 받아요. 숀리 선생님이 첫 스승이거든요. 또 종국이 형이나 아니면 여러 운동 코치 같은 분들에게 의견을 받아서 수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최초한진 채널 영상 캡쳐

 

Q. 장점인 하체 루틴도 알려주세요.

 

하체만큼은 기본적인 운동 위주로 가져가요. 옛날에는 중량을 엄청 많이 쳤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나이가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만 제가 무릎을 한 번 다친 적이 있어서 무게를 줄이고 디테일에 신경 쓰고 있어요. 지금은 중량의 한 80% 정도 되는 무게로 횟수 위주로 많이 하고 있어요. 

 

하체도 운동 방식이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프리에이트를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머신이 너무 잘 나와서 잘 활용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머신 위주로 많이 운동했어요. 브이 스쿼트, 핵 스쿼트, 레그 프레스 세 가지 머신 운동은 꼭 가져갔고, 그 외에도 익스텐션이나 프리웨이트 등 기본적인 운동 위주로 한 것 같아요. 

 

종목은 5~6개 정도 하고 종목당 4~5세트 정도 실시했어요. 횟수는 많으면 15개, 적게는 6개 정도로 가져가요. 물론 시즌이 가까워지면 운동량이 더 늘어나죠. 

 

Q. 운동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요. 

 

목적에 따라 다르긴 한데 지금은 부상 없이 운동하는 걸 중점으로 두고 있어요. 어렸을 때는 넘치는 힘을 가지고 막 운동했다면 지금은 몸을 살살 달래면서 해야 몸에 무리가 크게 안 가는 것 같아요. 물론 무리를 해야 운동이 되는 건 맞지만 최대한 천천히 몸을 달래가면서 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관절 부상을 신경 쓰고 있어요. 운동 전에는 충분한 워밍업 해주고 운동 끝나고 나서도 충분히 쿨 다운과 마사지를 해주고 있어요. 이런 것들이 운동을 오랫동안 하게끔 만드는 것 같아요. 저는 운동도, 선수 생활도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시합은 50세까지 뛸 생각이에요. 

 


▲사진=개근질닷컴

 

Q. 중량과 자극 중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누구나 똑같은 답일 것 같아요. 중량이나 자극, 하나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가지 모두 잘 활용해야죠. 두 가지는 무조건 같이 따라가야 합니다. 51대 49의 비율이라면 개인적으로 자극을 선택할 것 같아요. 부상 위험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사진=유튜브 최초한진 채널 영상 캡쳐

 

Q. 식단도 알려주세요. 어떤 음식을 활용하세요?

 

이번에 영양 코치를 두면서 제가 안 먹었던 음식을 많이 시도했어요. 과일도 많이 먹어보고 탄수화물도 여러 가지로 먹어봤어요. 그러면서 대회 직전에는 원래 가던 식으로 고구마와 오트밀, 현미밥 세 가지 위주로 갔죠. 그전에는 바나나, 사과, 블루베리부터 시작해서 점심에는 오트밀 먹고 저녁에 소고기, 연어 등 여러 음식을 다양하게 먹었던 것 같아요.

 

Q. 식단과 운동량을 서서히 올리는 방식을 활용한다고요. 

 

맞아요. 저는 다 뺀 상태에서 고구마, 오트밀, 현미밥 양을 계속 올리면서 시합을 준비해요. 전제는 완벽하게 체지방이 빠진 상태여야 해요. 중간에 지방이 빠지지 않은 채 식단 양을 올리는 게 아니고 다이어트가 다 된 상태에서 조금씩 올리면서 운동량도 같이 올리는 거예요. 

 

물론 모두에게 맞는 방법은 아니에요. 섭취하는 영양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한 거죠. 그리고 클린한 걸 위주로 먹고 유산소 포함해서 운동은 1.5배로 늘려 주셔야 해요. 그러려면 같이 도와줄 수 있는 코치가 무조건 필요하죠. 

 

Q. 단백질과 지방은 어떻게 섭취하시나요?

 

지방은 많이 섭취하진 않아요. 오메가3와 아보카도, 연어에 있는 지방 정도로 먹고 있어요. 단백질은 진짜 여러 가지로 먹어요. 계란, 생선부터 시작해서 소고기, 닭가슴살 등 여러 가지를 다 섞어서 먹었던 것 같아요. 섞어서 잘 먹을 수 있도록 코치의 도움을 받았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단백질 소고기예요. 다이어트 중에 소고기 안심을 먹으면 거의 살살 녹아요. 그런데 저는 딱히 가리는 음식도 없고, 한 가지 음식만 있어도 꾸준히 잘 먹어요. 기복이 없는 게 제 장점이자 성격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 훈련이 되어 있는 것도 있고요. 

 


▲사진=최한진 공식 SNS, 육상 선수 시절

 

Q. 보디빌딩 시작했을 때 얘기도 해볼게요. 원래는 엘리트 육상 선수셨다고요.

 

엘리트 체육은 대학교 4학년 때까지 했어요. 제가 육상 종목을 했는데 아무래도 이 운동은 따로 갈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았어요. 다시 공부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었고 다른 직업 가지는 것도 어려웠기 때문에 가장 잘할 수 있는 트레이너로 일하게 된 거죠. 당시 제 주변 친구들이 아르바이트로 트레이너로 일했는데, 그 친구가 저를 소개해 줘서 저도 트레이너로 일할 수 있었어요. 

 

그때는 교육 기관이 많이 없었어요. 피사프 정도 있었고, 또 당시 유명했던 곳이 숀리 선생님이 트레이너로 계셨던 USPTA라는 단체가 있었어요. 케이블 TV에 나왔었는데, 저는 방송을 보고 숀리 선생님을 찾아갔죠. 거기서 본격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우기 시작한 거예요. 

 

Q. 그렇게 배워서 처음 나간 대회가 어디인가요? 

 

대보협에서 주관한 시흥시 대회에 처음 나갔을 거예요. 그때 시흥에서 체급 1등을 하고 그다음에 머슬매니아에서 최우수 선수로 1등을 했어요. 계속 1등을 하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서 대회를 계속 나가게 됐죠.

 


▲사진=최한진 공식 SNS, WBC 대회 경기 사진

 

Q.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시기는요.

 

2014년도 쯤이예요. 제가 2011년도에 대회를 좀 나가고 한 2~3년 쉬다가 다시 대회에 나갔던 것 같아요. 그때는 대보협 대회를 나갔는데 성적이 좋진 않았어요. WBC 대회도 마찬가지 였고요. 나바도 한번 나갔는데 6등 했었어요. 그 다음에 인바 대회에서 2016년도에 1등을 한번 했어요. 

 

그러다가 2019년도에 국내 IFBB 대회에서 1등하고 토론토로 가서 프로카드를 땄죠. IFBB 대회가 6월에 있었는데, 그거 뛰고 8월에 프로카드 따고 9월에 벤웨이더 대회에서 우승했어요. 그때는 운 좋게 1등을 1년에 세 번 했죠. 


Q. 선수 생활하면서 대외 활동이 활발하진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커리어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얘기도 있어요. 

 

고인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운동만 많이 하고 소통 같은 걸 거의 안 했던 것 같아요. SNS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두 달 지나면 잊혀진 적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머슬매니아나 IFBB 프로카드 처음 땄을 때도 처음에 조금 이슈 됐다가 제가 활동을 안 하니까 수그러들었어요. 이제는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사진=최한진 공식 SNS, 식단 사진

 

Q. 운동선수 생활을 평생 하셨잖아요. 보디빌딩과 엘리트 체육을 비교해 본다면요.

 

우선 운동선수 루틴은 다 똑같을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면 새벽 운동가고 아침 먹고 오전 운동가고 점심 먹고 오후 운동 가고 저녁 먹고 운동 가고 많이 하는 사람은 새벽 운동까지 해요. 학교 다닐 때도 마찬가지예요. 4교시 끝나고 운동 갔다가 집에 오면 밥 먹고 자고 아침에 새벽 운동하고, 계속 반복이죠. 

 

보디빌딩과 다른 점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먹고 싶은 걸 먹고 에너지로 다 소비할 수 있어요. 보디빌딩은 정해진 양만 먹으니까 어떻게 보면 더 절제된 삶이죠. 그거 외에 스타일은 거의 비슷하지만 먹는 행복감을 못 느끼기 때문에 차이도 크다고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엘리트 체육은 선수 생활이 그리 길지 않아요. 피크가 20대 중반에서 30대인데 보디빌딩은 더 오랫동안 선수 생활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Q. 어릴 때로 돌아가 운동 말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운동을 안 했다면 삐뚤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제가 어렸을 때는 좀 험한 세상이었어요. 무서운 형들도 있었고, 좋지 않은 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운동이 아니었으면 그런 부류에 섞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제가 힘도 있고 근력도 있고 덩치도 좋았으니까요. 다행히 그때는 운동에 힘을 다 쏟아서 다른 곳에 쓸 힘이 없었어요. 오히려 운동해서 바른길로 가게 된 것 같아요. 

 


▲사진=최한진 공식 SNS, 2010년 대회 사진, 왼쪽부터 최한진, 김영재 

 

Q. 운동하면서 겪은 큰 어려움이 뭐가 있을까요?

 

제일 큰 건 부상이죠. 운동선수라면 피해 갈 수 없지만요. 부상이 얼마나 오래가냐에 따라 선수 생활을 시기도 판가름 나잖아요. 부상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되지 않고 순간적으로 부상 사고가 생기니까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쉬어야 하는데 그게 또 스트레스예요. 운동을 안 하고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하고 내 몸이 막 줄어드는 것 같고 그래요. 육상이라면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은 거죠. 부상을 당하면 그런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것 같아요. 

 

Q.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나요?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육상을 통해서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순조롭게 나왔고 또 보디빌딩을 해서 지금의 트레이너 생활로 먹고 살 수 있게 됐잖아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시합도 나가고요. 그걸로 사람들에게 응원받고 하는 일련의 것들을 저는 좋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고 싶었던 생각은 없었어요.

 

Q. 그럼 운동 외에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요

 

옛날에는 막 축구도 하고 농구도 하고 했어요. 그것도 운동이긴 하네요.(웃음) 제가 PC방을 가거나 책을 읽거나 이런 것들을 안 하거든요. 운동에 대한 공부는 하지만 다른 책은 눈에 많이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저는 몸을 써서 스트레스 푸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가만히 앉아서 뭔가를 하는 거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에너지를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그다음에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습관이 돼 버린 것 같네요.



▲사진=최한진 공식 SNS, 2019년 IFBB 내추럴 프로카드 획득 당시

 

Q. 대중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최초로 업적을 많이 이룬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최초로 닦아온 길을 나머지 선수들이 따라올 수 있는, 저로 인해서 다음 선수들이 모든 면에서 더 발전되고 수월하게 길을 갈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어렵게 미국 가서 티켓을 따왔지만 올해는 한국에서 내추럴 프로들이 올림피아 티켓을 딸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해요. 저는 어렵게 땄어도 뒤에 따라오는 분이 더 쉽게 딸 수 있으면 좋죠.

 

Q.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작년에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어느 정도 이뤘어요. 지금은 그냥 건강하게 운동하면서 올림피아를 연속해서 나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50세까지는 올림피아 진출 횟수를 최대한 채우려고요. 올림피아도 몇 연패했는지 기록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 사람은 내추럴로 올림피아를 몇 번 나갔다고 회자될 수 있도록요.

 

Q. 최한진의 인생 목표도 말해주세요. 

 

보디빌딩하면서 세운 목표는 도움을 많이 받아서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지도자의 입장에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선수들을 이끌어 주고 싶어요. 더 수월하게 올림피아를 갈 수 있도록요. 교육 사업도 좀 하고 싶고요. 그런 구상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물론 아직까지는 선수의 의지가 더 강합니다. 

 


▲사진=개근질닷컴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일단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숀리 선생님은 제가 이 길을 들어설 수 있게끔 만들어 주신 분이예요. 제가 뭘 모를 때 선생님께서 여러 방면으로 알아봐 주셔서 프로카드를 딸 수 있었고요. 선생님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종국이 형, 마선호 선수, 김영재 선수 등 주변에서 다 도와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도와줄 일이 생기면 그분들에게 다 갚을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승호 (zahir@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4-01-1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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