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살기 참 팍팍하다. 물가는 오르지만 내 연봉은 제자리 걸음인 세상을 멀쩡히 살아가기엔 너무나 불편한 점이 많다. 오히려 조금은 삐뚤어지게 세상을 바라보는 프로불편러가 마음 편한 세상이다. 이제부터 프로불편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사를 꺼내보려 한다. <편집자
주>
▲ 무심코 내뱉은 말 한 마디, 누군가의 명예를 실추시키진 않았나. 사진=픽사베이.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세 사람만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의 '삼인성호(三人成虎)' 같은 행태가
만연하다. 그럴듯한 루머는 마치 사실인 양 날카로운 화살촉에 담겨 활시위를 떠난다.
하지만 활은 나무판이나 과녁에 맞아야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 사람의 몸에 맞으면 무기가 되고, 날짐승의 몸통을
맞출 경우 수렵용 기구에 불과하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지만, 세 치 혀가 수 천 만원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 형법은 제307조에 '공연한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느낄 만큼의 사회적 지위 및 가치에 대한
손상에 따라 처벌 정도가 달라진다.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는데 충분한 사실을 지적하는 것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가령 '부하직원이 여자관계가 복잡하다' '그는 성격이 좋지 않아 윗 사람에게 예의없게 군다'는 등의 뒷담화도 명예훼손죄 요건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맞는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공연히 사회적 지위를 깎아내리는 행태는 죄가 된다는게 최근 판례다.
늘
그렇듯 사람들이 모여 조직을 이루면 공공의 적이 생긴다. 알 수 없는 시기와 질투, 혹은 폭로와 양심고백도 명예훼손의 범주에서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한다.
보디빌딩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지역 보디빌딩협회 내 일어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고소건을 비롯해
일부 사설업체간 근거 없는 비방전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줄지어 뒤따랐다. 진실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비판과 비난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
날선 비판은 상호간의 이해 속에서 건강하게 오고 가야 한다. 섣부른 음모
제기와 비난은 오히려 본인과 소속 단체에 큰 쓰나미를 불러 오기 마련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할 때가 있지만, 그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물론 용기있는 양심 고백이 모여 건전한 사회를 조성할 수 있다. 다만 양심 고백과
뒷담화를 잘 구분해야 한다. 팁을 알려주자면 고백은 만인 앞에 나서는 용기를 수반한다는 점이고, 뒷담화는 소수를 희생시키기 위해 물 밑에서
속삭인다.
"있잖아, 이건 비밀인데"라고 말하는 순간 이미 그 사람의 명예는 훼손됐으며 비밀은 깨진다. 지금 이 글을 보는 순간에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말하는 그 비밀은 고백인가 뒷담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