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보디빌딩 국가대표 선수단이 세계 종합 2위에 올랐다. 사진=박준혁 PD
[개근질닷컴=인천공항] "내가 아닌 '우리'가, '팀 코리아'가 함께 이뤄낸 결과다."
'팀 코리아'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똘똘 뭉쳤다. '금의환향'을 한 선수단 누구 하나 영광스럽지 않은 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성과를 자랑하는 대신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팀'의 일원들을 치하하느라 바빴다.
선수들은 다른 선수-협회-코칭스태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코칭스태프도 선수들과 협회에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 보디빌딩 국가대표 선수단이 11월 14일 오후 2시 15분 아시아나항공 OZ 319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가 바로 그랬다.
한국은 지난 9일부터 스페인 알리칸테에서 열린 제72회 세계남자보디빌딩&제13회 세계남자클래식&제1회 세계남자피지크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쓸어담고, 종합 2위란 최상의 결과로 대회를 마쳤다.
▲ 클래식보디빌딩 선수단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획득하며 한국의 종합 2위에 톡톡히 기여했다. 사진=박준혁 PD
선수단 숫자가 15명으로 줄었지만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힘을 냈다. 4명의 코칭스태프와 대보협 임직원들도 지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개인 통산 세계선수권 6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의 종합 2위를 이끈 박경모는 이번 대회 선수단이 '한 팀'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대회는 선수들 모두 '한 팀'이란 생각으로 움직였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누구 '한 명'이 아닌 '모두'란 생각으로 함께 준비했다. 음식과 노하우를 모두 공유하고, 도우면서 '한 마음, 한 뜻'이 돼서 종합 2위를 이뤄낸 것 같다." 선수단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해낸 박경모의 말이다.
▲ 박경모(가운데)와 남경윤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은 후배 선수를 잘 이끌고 종합 2위를 이끌었다. 사진=박준혁 PD
실제 박경모는 경기 전 '준비 노하우'를 선수단에 적극적으로 전했다. 클래식보디빌딩 -168cm 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설기관(대구시체육회)도 박경모의 루틴으로 대회를 준비하면서 큰 효과를 봤다는 후문이다.
보디빌딩-피지크 이환희 코치는 "대보협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누구 하나 불편함을 토로하거나 힘든 상황이 없었다. 협회와 코칭스태프는 일사천리로 움직여 선수들을 지원했고 선수들도 합심해서 잘 움직여 줬다"며 대회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 이환희 코치(왼쪽)와 김세환 코치(오른쪽)는 선수들의 그림자 역할을 자처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박준혁 PD
코칭스태프도 음양에서 선수들을 적극 지원했다. 이 코치는 "코칭스태프는 '그림자'란 생각으로 선수들을 지원하고 돕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었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이번 대회 호성적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 코치의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도 있었다. 류제형(대구시체육회)이 부상 투혼 끝에 클래식보디빌딩 -175cm 은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이었다.
"류제형 선수가 비록 디펜딩은 하지 못 하고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금메달 이상으로 감격스러운 은메달이었다. 허리 부상으로 몸도 못 가눌 정도였는데 무대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내려온 이후 쓰러지는 걸 보면서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했다. 또 설기관 선수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성적이 나서 정말 기분이 좋다." 이 코치는 고생한 선수를 더 언급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클래식보디빌딩 김세환 코치는 "클래식 보디빌딩은 5명의 출전 선수가 골고루 좋은 성적을 내서 종합 점수를 많이 획득했다"며 "4명이 모두 3위내 이상해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는데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야말로 종합 2위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 클래식보디빌딩도 보디빌딩-피지크 종목 선수와 '한 팀'으로 움직였다.
김 코치는 "류제형 선수가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해져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코칭스태프들이 마사지를 하고, 머리를 맞대 회복할 수 있게 도왔다"면서 "선수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사고 없이, 선수단 모두 무사히 좋은 성적을 내고 복귀해서 참 기쁘다"며 고생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피지크 선수단은 제1회 대회에서 2개의 은메달을 가져오면서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사진=박준혁 PD
짧은 해단식을 마치고 복귀하는 선수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정다운 해후를 나눴다. 한 선배 선수에게 몰래 선물을 전하는 후배 챔피언의 장면도 보였다.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은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선수들을 한명씩 안고 위로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보디빌더들의 저력은 여전했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한 팀'으로 뭉친 '팀 코리아'는 위대한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다.
▲ 보디빌딩 국가대표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준혁 PD
김원익 기자(one.2@foodnam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