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 후원 목적의 국내 첫 피트니스 대회 '제1회 심장병 어린이 후원 피트니스 코리아 대회'가 성황리에 마쳤다. 피트니스계에서 '후원'과 '사회 환원'의 의미를 되새긴 대회기에 더 의미가 깊었다. 사진=이일영 PD
[개근질닷컴=부산] '심장의 온기를 전합니다.'
국내 최초 순수 후원 피트니스 대회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강인한 선수들이 전한 가슴 뜨거운 온기는 심장에서 다시 심장으로 연결됐다.
11월 10일 부산시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열린 제1회 심장병 어린이 후원 피트니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초대 그랑프리 이창우 포함 5명의 체급 우승 선수를 배출하며 마무리됐다.
(주)피트니스코리아와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이 주최하고 주관한 해당 대회는 국내에서 열린 첫 순수 후원 목적의 피트니스 대회란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약 40명의 선수, 다수의 피트니스코리아 협회 임원 및 심사위원, 팬과 서포터, 가족 및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관계자 및 환자들이 대회장 객석을 채웠다. 출전 선수, 관중 숫자는 메이저 대회나 지명도가 높은 대회보단 부족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중요하지 않았다. 빈 자리의 허전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대회장엔 훈훈하고 따뜻한 열기가 가득했다.
선수들이 낸 참가비와 통합 그랑프리 우승상금은 선수들의 이름으로 한국심장재단에 전달된다. 그리고 피트니스 코리아는 관계자와 팬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전액도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한국심장재단에 쾌척할 예정이다.
▲ 오랜 기간 부산시 보디빌딩협회에서 일했던 박용수 피트니스코리아 회장은 '피트니스'의 새로운 영향력과 도전을 꾀하고 있다. 사진=이일영 PD
대회 산파 역할을 한 피트니스코리아 박용수 회장은 대회를 준비하는 내내 노심초사했다. 짧은 홍보 기간 탓에 많은 인원이 모이지 않았기 때문. 장소도 대관 문제 등으로 한 차례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제1회 대회가 치러진 것에서 희망을 봤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믿습니다. 이 무대와 객석이 가득 차진 않았지만 제 마음만은 꽉 찬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지켜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박 회장의 말처럼 사회 환원과 취약 계층 지원이란 귀한 취지에 동참한 많은 팬, 선수와 관계자들의 열정은 장소와 공간의 어려움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은 대회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을 응원했고,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냈다.
실제 모든 이가 박수 받아 마땅한 대회였다.
훌륭한 선수들 "뜻깊은 대회에 동참해 영광이다."
▲ 강인한 육체만큼 내면도 훌륭했던 선수들. 사진=이일영 PD
"특히 오늘 참석한 선수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은 훌륭한 육체만큼이나 내면까지 훌륭한 이들입니다."
박용수 회장 이하 협회 구성원의 노력,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의 통 큰 지원 덕에 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대회 소식을 듣자마자 발벗고 동참한 출전 선수가 없었다면 이날 대회는 치러지지 못했을 것이다. 박 회장의 말처럼 육체는 물론 마음까지 건강한 선수들이 이날 무대를 뜨겁게 수놓았다.
잠시 중단했던 '쇠질'을 다시 시작, 대부분 대회가 마무리 된 11월에 무대에 올라 귀중한 땀을 흘린 선수들이다. 익숙하지 않은 무대였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치열하고 수준 높은 경쟁 끝에 순위는 가려졌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의미가 있었던 그 속에 담긴 마음이었다.
▲ 제1회 심장병 어린이 후원 피트니스코리아 대회 영광의 얼굴들. 왼쪽부터 강민구, 김동영, 이창우, 공나겸, 정수경. 사진=이일영 PD
'초대 통합 그랑프리' 이창우는 "많은 대회가 있지만 이번 대회는 심장병 어린이 후원 목적이기 때문에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며 "뜻깊은 대회에서 최선을 다한 끝에 그랑프리에 올라 더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창우는 훌륭한 근질과 화려한 포징을 선보이며 머슬, 피지크 체급 1위에 오른 이후 그랑프리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이창우는 그랑프리 상금 100만 원 전액을 한국심장재단에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 대회 의미를 더했다.
피트니스코리아도 한국심장재단의 기부증서를 이창우에게 전했다. 그랑프리란 영예에 '거액 기부자'란 명예까지 더하는 일. 좋은 결과에 좋은 행동을 더한 선순환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기도 했다.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하는 좋은 뜻으로 사용되기에 흔쾌히 상금을 기부했다. 열심히 노력한 이후 내 힘으로 우승 하고 기부 하게 돼서 감회가 더 남다르다. 도움을 받게 될 심장병 어린이가 꼭 완쾌됐으면 한다." 이창우는 '아픈 어린이가 이 일을 계기로 조금이라도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후원 어린이의 쾌유를 거듭 기원했다.
▲ 정수경(좌측에서 두 번째)은 훌륭한 근질을 뽐내며 비키니 체급 1위에 올랐다. 이일영 PD
독보적인 근질과 아름다움을 뽐내며 비키니 특별상과 비키니 -165cm 체급 1위를 가져간 정수경은 인터뷰 도중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첫 피트니스 대회 출전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서 기쁘면서도 얼떨떨한 마음이 크다. 좋은 취지에 동참하고 대회와 무대에 적응하는 차원에서 출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일단 행복하다. 하지만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무거운 마음도 든다.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대회엔 완벽한 모습으로 출전하고 싶다."
정수경에겐 꿈에 그리던 무대였는데, 그 의미마저 남다른 대회 수상이였기에 감동이 더 컸다.
"쭉 운동을 좋아하고 열심히 했다. 하지만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는 오랫동안 그저 꿈만 꿨던, 내겐 너무나 먼 큰 소망이었다. 많은 용기를 주고 도움을 줘서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해준 'W FITNESS' 오태원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후원을 받는 심장병 어린이가 꼭 건강을 되찾았으면 한다. 이런 좋은 일에 동참하게 돼서 뿌듯하고 초대 대회에 함께 해서 정말 영광스럽다."
전국에서 모인 팬 "좋은 뜻 더 많이 알려졌으면"
▲ 제1회 심장병 어린이 후원 피트니스코리아 대회엔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열정 가득한 팬들이 함께 했다. 특히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환자와 가족들도 이날 대회를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진=이일영 PD
현장에서 만난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이자 선수인 김주미 씨는 "직접 와서 보니 참 좋고 뜻깊은 대회인 것 같다"며 "원래는 개최 소식과 의미를 알고나서 바로 대회에 출전하고 싶었는데 1회 대회엔 '여자 피지크' 경기가 열리지 않아서 출전하지 못 했다"라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 온천센터 브론즈짐에서 여자 피지크 종목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김 씨는 선수로는 나서지 못했지만 대신 객석에서 이날 대회를 함께 했다.
김 씨는 "이 대회에 관심을 가지고 출전하는 선수가 많아지면, 다음 대회엔 여러 종목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선수 입장에선 많은 시간 땀을 흘린 결과를 무대에서 펼쳐 보이고 싶어한다. 좋은 취지의 대회라 더 많이 알려지면 좋을 것 같다"고 피트니스코리아 대회에 바라는 점을 꼽기도 했다.
경북 포항시에서 아내와 함께 대회장까지 방문한 박주현 씨는 아주 특별한 후원으로 대회에 온 이들의 마음과 속까지 든든하게 만들었다. 바로 자신이 운영하는 떡집에서 손수 만든 떡을 포항에서부터 공수해 온 것이다.
"포항시 양덕동에서 '웰빙영양찰떡'이란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주현이라고 한다. 박용수 회장에게 '좋은 취지의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힘을 보태고 싶어 포항에서 떡을 가지고 왔다. 피트니스 대회는 난생 처음으로 보는데, 직접 와서 보니 굉장히 놀랐다. 선수들의 몸이 정말 좋고, 경기도 생동감이 넘쳐서 아내와 넋을 놓고 경기를 봤다. 이 대회가 심장병 어린이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건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 제1회 심장병 어린이 후원 피트니스코리아 대회는 통합 그랑프리 상금을 한국심장재단에 우승 선수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참가비와 자발적으로 모인 성금도 전액 한국심장재단에 전달된다. 사진=이일영 PD
울산에서부터 온 팬도 있었다. 이 팬은 열정적으로 대회 현장과 선수들을 촬영했다.
이 팬은 "올해부터 보디빌딩과 피트니스를 좋아하게 돼서 경기장에 열심히 나오고 있다. 그전까진 잘 알지 못했는데 직접 보니 어떤 종목보다 멋진 선수들이 많고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느껴진다"며 피트니스 대회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대회는 좋은 취지의 대회라 더 관심이 갔다. 울산에서 굳이 시간을 쪼개서 온 보람이 있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덧붙여 이 팬은 다른 대회 현장에서 느낀 점도 가감없이 밝히며 대한보디빌딩협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대보협이 사설 대회나 피트니스 대회를 비롯해서 많은 대회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결국엔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하고 권리를 빼앗는 일이다. 그건 고스란히 팬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어느 대회에 가면 사진 촬영을 못하게 막는 곳도 있는데, 정말 팬들에게 먼저 가깝게 다가가야 할 대보협이 시대를 역행하는 것 같아 아쉽다. 이런 대회도 대보협이 먼저 나서서 개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회가 끝난 이후 두 손 가득 트로피, 상장, 부상 등을 들고 돌아가는 선수들을 지켜보는 박용수 회장의 표정엔 말로 형언하기 힘든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성공적으로 대회가 끝나서 감개무량하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내년엔 더 좋은 대회를 만들 수 있겠다'란 자신감과 확신을 얻었다. 선수들이 손엔 한 가득 무겁게 선물을 안고 돌아가면서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졌으면 한다. 대회를 위해 고생한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지금 내가 뿌듯한데, 아마 선수들의 마음은 훨씬 더 행복하지 않을까?"
박 회장의 말대로 이날만큼은 모두가 승자였고, 행복한 하루였을 것이다.
<국내 최초 심장병 어린이 후원 대회를 만든 이들에 대한 소개와 상세한 대회 내용과 과정은 추후 생생한 현장 기사로 이어집니다.>
김원익 기자(one.2@foodnam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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