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병정 기자
[개근질닷컴] 김미소(황순철퍼스트휘트니스)가 세계선수권에서 미소 지을 수 있을까?
세계선수권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이 출전한다. 이 대회 비키니피트니스 -169cm 체급엔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김미소가 처음으로 선발됐다.
김미소는 이름처럼 경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녀의 일상 메신저 사진을 봐도 웃고 있지 않는 사진을 찾는 것이 더 힘들다. 이런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선수 생활에 도전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다.
김미소는 두 아이 출산 후 몸무게가 90kg까지 올랐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성실하게 운동해왔다. 김미소의 열정을 본 그녀의 아버지는 어느 날 대회 출전을 제안했다.
“어느 날 친정아버지가 다이어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용인에서 열린 보디빌딩대회를 제안했다. 아버지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돌아가셨다. 지금 현충원에 계시는데 지금도 항상 대회를 나가기 전 아버지를 찾아 뵙는다. 항상 갈 때마다 ‘무한한 힘’을 얻고 돌아온다”
그녀의 아버지는 김미소가 꿈을 갖게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김미소는 ‘자신을 위해, 아버지를 위해 그리고 두 아이와 가족을 위해’ 세계선수권에 도전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세웠던 목표를 이루자’라는 심정으로 준비를 하니까 훈련 과정이 너무 재밌다”
▲ 사진=김미소 제공
세계선수권 출전 소감은
시즌과 비시즌 몸무게는 3kg 내외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항상 유지해왔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바로 잡을 수 있었다. ‘기회를 잡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출전을 결심했다. 지금도 국가대표가 됐다는 사실 때문에 어안이 벙벙하다. 해외 선수들 몸을 영상으로 봤는데 긴장이 되긴 한다.
첫 국가대표라고 들었다
그렇다. 세계선수권 출전을 준비하면서 우리 관장님이 많은 조언을 해 주신다. 아무래도 국제무대와 국내 무대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언을 귀담아서 듣고 있다. 또 한국 비키니 선수 중엔 내 몸이 ‘하드하다’는 평이 있는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출전하려고 한다. 도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즐겁게 도전해보려고 한다.
관장님?
관장님이 청주에서 최초로 보디빌딩 국가대표가 됐고 메달을 땄다.
▲ 황순철퍼스트휘트니스 소속의 김미소와 황순철은 남녀 사제 동반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사진=황순철
설마 황순철 선수인가
그렇다(웃음). 관장님이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다. 관장님이 기회가 있을 때 놓치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조언은 큰 용기가 됐다. 오늘 운동을 하다가 체육관을 다니는 한 회원이 내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을 해줬는데 기분이 좋더라. 아직 내가 성과를 내진 않았지만, 묵묵히 세계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해준 말이기에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때 아 ‘준비하기를 잘했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황순철-2018 세계선수권 게임즈 클래식 보디빌딩 -175cm 금메달, 2019 세계선수권 게임즈 클래식 보디빌딩 -175cm 동메달
충청 보디빌더 가운데 최초로 보디빌딩 국가대표로 발탁 돼 지난해 세계선수권 금메달, 올해 동메달을 획득한 황순철은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보디빌더 가운데 한 명이다. 이젠 김미소까지 태극마크를 달면서 황순철퍼스트휘트니스에서만 2명의 국가대표가 나오게 됐다. 같은 짐에서 남, 녀 동반 국가대표가 나온 것 역시 최초다.
▲사진=황순철
황순철은 그런 김미소에 대해서 “만4년째 제자로 지켜보고 있는데 정말 성실하고 절대 흐트러짐이 없는 선수”라며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대회에 출전해 좋은 기록을 내면서 국가대표 선발 자격요건을 얻었고, 비시즌에도 시즌 때와 큰 차이가 없는 좋은 컨디셔닝 상태를 유지하면서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의 영광스러운 책임감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스승이다. 그렇기에 제자에게도 세계선수권 출전을 적극 권유했다. 황순철은 “우리 센터의 다른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도 정신력이 최고”라고 설명하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운동을 시작 했는데, 지금 태극마크를 단 모습을 보면 아마 뿌듯해하고 대견해 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몇 년간 부단히 노력한 김미소를 옆에서 지켜봤던 황순철이었기에 더 애틋한 마음이었다.
▲ 사진=김병정 기자
현재 바디 컨디셔닝은
나는 상황에 맞게 식이요법과 훈련방식을 바꾼다. 최근 대회에선 데피니션 중점으로 대회에 나갔다면, 이번엔 볼륨감 위주의 몸을 만들고 있다. 아직까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올해 여러 대회에 출전했었는데, 지금이 가장 좋다.
첫 대회니까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지만 경험을 쌓는 데 의미를 두자고 생각 중이었다. 하지만 준비를 하면서 (메달) 욕심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웃음).
선수 경력은 얼마나 됐나
4년 차다. 관장님의 근성을 그대로 배워서 열심히 운동 중이다. 욕심보다는 꾸준함이 국가대표가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때 몸무게가 90kg이었다. 몸무게를 빼기 위해 시작했다. 선수를 하려고 시작하진 않았다. 그냥 꾸준히 똑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습관이 생기다 보니까 어느 순간 선수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바뀌는 몸과 같이 마음도 바뀌더라. 지금 두 아이의 엄마다. 운동하는 엄마의 모습을 좋아하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됐다.
▲ 김미소와 그녀의 가족. 사진=김미소 제공
20대를 90kg 몸무게로 지냈나?
그런 건 아니다(웃음). 처녀때 그랬던 건 아니고, 출산하고 나서 90kg까지 살이 쪘다. 아이들 학교에서 임원을 맡아서 하는 중인데 내 달라진 모습을 본 엄마들이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지금 내가 가르치는 P.T(Personal Training) 회원들은 전부 주부다. 주부로서 공감대 때문에 그렇다.
비키니 선수가 된 이유는
어느 날 군인 출신이셨던 아버지가 내가 다이어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 용인에서 열린 보디빌딩대회 출전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대회가 끝나자 마자 돌아가셨다. 지금 현충원에 계시는데 지금도 항상 대회를 나가기 전 아버지를 찾아뵙는다. 매번 갈 때마다 ‘무한한 힘’을 얻고 돌아온다.
아버지란 존재가 큰 힘이 되나보다
어제도 대회에 나가기 전 현충원에 갔다 왔는데 날씨도 좋았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고 왔다. 갔다 오면 늘 힘을 얻는다. 어제는 아버지에게 ‘국가대표가 돼서 국제무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하고 왔다. 지금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여러모로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 김미소와 고인이 된 그녀의 아버지. 사진=김미소 제공
아버지만 아니라 가족들은 김미소가 운동하는 데 있어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아이를 두고 일주일이란 시간 동안 외국에 나가 있어야 한다. 남편이 휴가를 내고, 걱정 없이 갔다 오라고 먼저 말해주더라(웃음). 사실 처음엔 이 운동에 대해서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요샌 가족들이 되레 더 응원을 아끼지 않고 힘을 준다.
세계선수권에서 보여 줄 김미소의 장점은 뭘까?
이번 시즌 대회에 나가면 대퇴사두근 데피니션이 좋단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체 매스도 있는 편이기때문에 이 부분이 콤플렉스라고 느꼈던 적도 있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면 이런 부분도 장점이 된다고 믿고 있다. 관장님도 외국에선 매스가 있는 하체가 장점이 되기 때문에 걱정말라고 하셨다.
세계선수권에 나가는 각오는
꾸준히 하다 보니까 나한테도 이런 기회가 왔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세웠던 목표를 이루자’라는 심정으로 준비를 하니까 훈련 과정이 너무 재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키워서 세계선수권에 나가겠다.